요즘 젊은 한국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주거 형태는 24평 아파트라고 한다. 신진 안무가 홍경화(31)씨가 제31회 국제현대무용제(MODAFE)에 내놓은 17분짜리 신작 '79㎡'는 바로 그 공간에서 신혼 부부가 몸으로 만들어 내는 우수마발의 동작을 춤에 이입시킨 것이다. 2006년에 이어 두 번째 참가하는 홍씨는 "작품들의 수준이 부쩍 향상됐다"고 평했다.
한국현대무용협회(회장 한선숙)가 주최하는 '모다페 2012'가 19~31일 서울 아르코예술극장, 대학로예술극장, 국립극장 등에서 펼쳐진다. 올해는 'Focus On Body's Movement(몸짓에 주목하다)'를 주제로 해외초청작 6편, 국내 초청작 13편이 공연된다.
개막작 '프랜코리안 테일(FranKorean Tale)'은 한불 합작 무대. 프랑스 투르 국립안무센터 측이 한국의 신진 무용수 6명을 선발해 양국에서의 리허설을 통해 완성한 작품이다. 양국의 동화를 모티브로 해 두 개의 이질적 문화가 무용으로 융화되는 과정을 시각화할 이 자리는 프랑스가 국가적으로 후원하는 안무가 토마 르브?횬?역량을 확인할 기회다.
일상 안에서 본능이 유발되는 순간의 감정적 반응을 포착한 스페인 다니엘 아브레우 컴퍼니의 'Animal', 라벨의 '볼레로'를 모티브로 한 알제리 라 바라카 컴퍼니의 'Nya', 힙합의 세례를 받은 무용수들이 전통과 화해해 가는 과정을 그린 이스라엘 수잔 델랄 센터의 'Wonderland' 등은 해외 무용의 신선함을 제공한다. 프랑스 두 팀의 감각적 무대도 기대를 모은다. 시스템 카스타피오르의 'Stand Alone Zone'은 무대에 투영되는 각종 이미지들 앞에서 4명의 무용수들이 다양한 육체 언어를 표현한다. 발레 프렐조카쥬의 'And Then, One Thousand Of Years Peace'는 논쟁적 안무가 앙줄랭 프렐조카쥬의 작품으로, 머잖아 세상의 종말과 맞닥뜨리게 될 인간 군상의 맹목상을 유머러스하게 그려낸다.
13편의 국내 초청작은 무용이라는 렌즈에 투영된 우리 시대의 모습을 담는다. '79㎡'가 신체의 가능성과 움직임의 조화로 귀결된다면, 미나유의 'Exiles'는 복제 기술이 극에 달한 시대를 가정해 인간들의 행태를 관찰하게 한다. 알제리의 'Nya'와 마찬가지로 조주현댄스컴퍼니의 'Inspiration Ⅲ'도 라벨의 '볼레로'를 모티브로 해 두 작품을 비교해가며 보면 좋을 듯하다.
조직위원장인 한선숙 상명대 교수는 "이번 무용제에는 공동 창작 후 해당 국가 공연, 길거리 춤의 포용 등 현재 무용의 이름 아래 행해지는 광범위한 현상을 수용하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02)765-5352
장병욱 선임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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