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내 딸아, 엄마는 널 못 보낸다."
7일 오후 부산 서구 동아대병원 장례식장. 부산 부전동 노래주점 화재 참사로 숨진 제민정(21)씨의 어머니 박모(50)씨는 딸의 친구들을 보자 오열하며 쓰러졌다. 제씨의 친구들도 참고 있던 울음을 쏟아내며 진한 슬픔에 영정 사진 조차 제대로 쳐다보지 못했다.
숨진 제씨는 지난 5일 기수정밀에서 산업기능요원으로 근무하던 선배 김지원(23)씨의 제대 축하파티에 참석하기 위해 부전동 노래주점을 찾았다가 변을 당했다. 제씨의 고모(59)는 "의젓하고 씩씩한 조카였다"며 "경영학을 배워 멋진 회사원이 되는 꿈을 가진 착한 아이에게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모르겠다"고 망연자실했다.
합동분향소에는 사망자 9명 중 한국인 6명의 빈소가 마련됐다. 영정 사진 속에 갇히기엔 너무 나도 젊고 앳된 모습들이 조문객을 나란히 맞아 보는 이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일부 유가족은 넋을 잃은 채 영정에서 눈을 떼지 못했고, 일부는 삼삼오오 모여 대책을 논의했다. 박승범(19)군의 누나 박수경(26)씨는 "시설관리에 일정 책임이 있는 부산진구청은 합동 분향소를 마련해 주지도 않고 무책임한 태도를 보였다"며 "유족 대표들은 경찰 조사를 끝까지 지켜보고 구청과 소방서, 업주에 대해 어떻게 책임을 물을지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가얀(28)씨 등 스리랑카 근로자 3인의 시신은 기수정밀 측이 스리랑카 대사관과 협의해 본국으로 이송키로 결정했다.
부산=강성명 기자sm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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