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이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체제로 임시 지도부를 구성했지만 비대위원들이 정치 경험이 적은 초선 내지는 원외 위주로 꾸려져 박 비대위원장 1인 체제로 운영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6ㆍ9 전당대회까지 당을 이끌 지휘부가 박 비대위원장의 친정 체제에 가까워 당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의 공정한 관리가 어렵지 않겠냐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비대위원들의 면면을 보면 표면상으로는 계파별로 구색을 맞춘 모양새다. 당내 주류인 친노 그룹은 문성근 전 대표대행과 가까운 최민희 위원을 비롯해 김태년 민홍철 위원 등 3명이 포진됐다. 김우남 노영민 홍의락 고연호 위원은 각각 손학규계와 정세균계, 김근태계, 정동영계로 나뉜다. 한국노총과 시민단체 몫으로는 한정애, 이학영 위원이 각각 배치됐다.
김관영 송영철 위원 등 무계파 성향의 인사도 안배했으며 박지원 계로 분류되는 인사는 원내수석부대표를 겸하는 박기춘 위원이 유일하다.
하지만 속내를 보면 비대위원 13명 중 초선 의원(6명)과 원외 인사(2명)가 비대위의 절반이 넘어 결국은 박 위원장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 무성하다.
당의 한 관계자는 "한달 짜리 비대위이지만 전당대회를 관리한다는 점에서 막중한 역할을 맡고 있다고 봐야 한다"면서 "그런데 대부분 정치 경험이 적은데다 박 위원장과 말이 통할 사람 위주로 구성돼 비대위가 '박지원 친정체제'라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렇다 보니 이번 임시 지도부가 박 위원장의 '나홀로 비대위'로 갈 공산이 크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실제 이날 열린 비대위 회의 분위기도 꽤나 경직됐다고 한다. 한 참석자는 "정치적 경륜이 전무한 초선 의원들이 정치 9단 격인 박 비대위원장 앞에서 무슨 의견을 개진할 수 있겠냐. 다들 잠자코 박 위원장의 말을 경청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지적을 의식한 듯 박 위원장은 회의에서 "전당대회를 가장 공정하고 중립적으로 도덕성을 유지하면서 치를 비상대책위원회가 출범했다"면서 "사무총장, 정책위의장, 대변인 등 모든 당직은 유임됐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비대위를 바라보는 시선은 여전히 박 위원장의 독주 여부에 맞춰져 있다.
강윤주기자 k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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