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명의 새누리당 당권 주자들이 처음으로 맞붙은 7일 TV토론회에선 5ㆍ15 전당대회의 전선이 분명히 드러났다. 첫 토론회였지만 가장 앞선 것으로 평가되는 황우여 후보에게 다른 후보들의 질문 공세가 집중됐다. 특히 후보들은 황 후보를 향해 "소리 없이 약하다는 얘기가 많다"(유기준 후보)며 자질 문제를 부각시켰고, 황 후보는 방어 전략으로 응수하며 공격의 칼날을 피해가는 노련함을 보였다.
이날 KBS MBC SBS 방송3사를 통해 생중계된 토론회에서 당권 주자들은 줄곧 황 후보를 겨냥했다. 홍문종 후보는 "황 후보는 우리 당이 대권을 차지한 다음에는 당 대표로서 적합하지만 대선이라는 어려운 전투를 치르기엔 약하다는 지적이 있다"고 지적했다. 유기준 의원도 "황 후보가 원내대표로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처리와 '최루탄 사건' 처리 과정이 매끄럽지 못했다는 비판이 있다"고 가세했다.
이에 대해 황 후보는 "제가 약하다는 지적도 귀담아 들어야 할 얘기라고 생각한다"면서도 "국민 앞에서의 선의의 경쟁이므로 국민이 선택하는 것"이라고 피해갔다. '최루탄 사건' 처리와 관련해선 "국회와 당의 입장을 존중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으며 이 문제는 아직 끝난 게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날 토론회의 또 다른 전선은 각 계파 내부의 신경전이었다. '1인 2표제'에 따른 표 분산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친박계 유기준 후보가 "4년 전 살아 돌아오라는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말을 듣고 살아 돌아와 이번 총선에서 낙동강 사수를 이끌었다"고 강조하자, 역시 친박계인 김태흠 후보는 "친박이라고 박심(朴心)을 기대하는 것은 당의 화합을 저해하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비박(非朴) 진영에선 수도권 출신의 4선인 심재철 후보가 "이 자리에 5차례나 당적을 바꾼 사람이 있다"며 같은 수도권 출신의 4선인 원유철 후보를 겨냥했다. 이에 원 후보는 "10년 전의 일인데 잘 새기겠다"면서 "분열적 사고로는 희망을 주지 못하므로 이제는 국민만 바라보고 뛰는 후보로 지도부를 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일한 여성 후보인 이혜훈 후보는 "수도권 2040세대의 마음을 못 얻으면 대선은 필패"라며 "경제 정의와 경제민주화를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대선 승리의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충청권 주자인 정우택 후보는 "대선 승부는 중부권에서 결정된다"며 "수도권과 중부권의 양 날개를 단 지도부가 들어서지 않으면 대선 승리가 힘들다"고 역설했다. 호남 출신인 김경안 후보는 "계파 활동을 자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신정훈기자 hoon@hk.co.kr
조원일기자 callme1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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