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장이 무너진다."
막장 행태를 거듭하는 통합진보당 당권파에 대해 당내 핵심 간판급 인사들이 쏟아내는 탄식이다. 이들은 한결같이 "권력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모든 걸 내려 놓으라"고 당권파 측에 촉구하고 있다. 하지만 당권파는 여전히 완강한 태도를 고수하고 있어 더욱 이들을 충격과 좌절감에 빠뜨리고 있다.
통합진보당의 전신격인 옛 민주노동당을 창당 시절부터 이끌어왔던 권영길 의원은 7일 트위터에 "진보당이 걸어야 할 길은 딱 하나. 죽는 길이 사는 길이고 살려고 하는 길이 죽는 길이다. 죽어야 산다"고 적었다. 당권파 측에 수습안을 수용하란 메시지다.
권 의원은 당권파가 진상조사위의 비례대표 부정선거 조사 결과를 거부했던 지난 4일에도 트위터에 "머릿 속이 하얗게 뻥 뚫려 있는 것 같다. 멍하다"고 토로했다.
같은 당 노회찬 당선자도 이날 라디오에서 "(당권파의 사퇴 거부 시)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로 미궁에 빠져들고, 그 자체가 하나의 파국"이라며 "낭떠러지로 떨어지지 않기 위해 해야 할 일을 해야 한다"고 당권파 측에 호소했다. 그는 지난 5일에는 "얼굴을 들 수 없는데 무슨 말을 하랴. 부끄럽고 부끄러운 나날이다"고 트위터에 적었다.
비례대표 순위 1번이었다가 사퇴 의사를 밝힌 윤금순 당선자도 "당이 국민 앞에 논란이 있고, 신뢰할 수 없는 명부를 내놓고 표를 찍어달라고 한 거다"며 "국민께 사과하고 경선 참여 후보들이 모두 사퇴하는 것이 옳다. 이정희 공동대표도 사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기갑 의원은 6일 트위터에 "세상을 바꾸려 진보를 지키기 위해 몸부림 쳐 왔던 당원들, 진보를 옹호하며 지지해 준 국민 앞에 무너져 내리는 진보를 바라보면 억장이 무너지고 통곡하고 싶다"고 탄식했다. 강 의원은 이정희 대표를 겨냥, "자기 야욕과 집착을 끊고 버릴 때는 정말 버려야 한다"고 언급했다.
한편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은 이날 트위터에 당권파 측을 향해 "수십년 만에 용팔이 사태를 보는 것은 아닐지…"라고 우려한 뒤 "당권파가 중앙위를 물리력으로 무산시킨다면 진보정치는 완전 개망신이다. 부정선거에 이어 또 어떤 바보짓이 나올지 염려된다"고 적었다.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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