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 안팎에서 비례대표 후보 부정 경선 의혹과 관련한 추가 정황과 증언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7일 통합진보당 안팎에선 당권파의 핵심으로 꼽히는 이석기 당선자의 온라인 득표 중 약 60%가 중복 IP를 통해 얻은 것이란 얘기가 나왔다. 이정희 공동대표가 지난 4일 전국운영위원회에서 진상조사위의 편파성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했던 얘기가 뒤늦게 공론화된 것이다.
이 대표는 당시 "(진상조사위원회가) 특정 후보에 대해서만 동일IP 여부를 확인했다는 보고를 받았고 전체의 60%, 6,000표라고 메모해 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특정 후보에 대해 "(일반명부 후보 중) 1위 후보"라고도 했다. 당권파인 이 대표의 언급을 통해 온라인투표에서 이 당선자를 지지한 1만여 표 가운데 60% 가량이 '수상한 표'라는 사실이 확인된 셈이다.
이 대표는 특히 자신의 발언이 이 당선자의 부정 득표 의혹을 부추긴 것으로 해석되자 오후 늦게 별도의 보도자료를 통해 아예 다른 비례대표 후보자들의 온라인득표 중 동일 IP에서의 중복 투표 비율이 높은 순서를 구체적으로 공개했다. '1위 65.3%, 2위 61.5%(이석기), 3위 59.9% … 평균 52.1%' 식이다. 해당 후보가 누구인지를 밝히진 않았지만 "이 당선자에게만 문제가 있는 게 아니다"는 항변용이었다.
하지만 이 대표의 보도자료는 오히려 불법ㆍ대리투표가 광범위하게 일어났을 가능성에 더욱 무게를 싣는 결과가 됐다. 비당권파 관계자는 "지금 당 전체가 흔들리는 건 비례대표 경선이 총체적으로 신뢰를 잃었기 때문"이라며 "당권파는 여전히 자신들의 잘못만 과도하게 부각된다고 착각하는 모양"이라고 혀를 찼다.
전날 사퇴 거부 의사를 분명히 한 김재연 당선자와 관련한 증언도 나왔다. 지난 2월 민주통합당 청년비례대표 후보 경선에 출마했던 이계덕씨가 자신의 블로그에 "통합진보당 청년비례대표후보 선출위원회에서 업무를 하고 있다는 한 친구가 선거인단을 모집한다며 나에게 문자를 보냈다"면서 "그런데 청년비례 투표가 시작된 날 그 친구로부터 '김재연 후보 찍으라'는 내용의 독려 문자가 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선거인단에 가입했는지에 대해서도 (그 친구가)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바로 알 수 있다고 하더라"면서 "선출위원회 자원봉사자가 특정인 지지를 위해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하고 투표를 권유하는 게 정상이냐"고 지적했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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