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업은행의 결혼이주민 행원 1기 공채에서 8대 1의 경쟁률을 뚫고 12명이 합격했다. 출신국은 베트남(6명), 중국(3명), 네팔(1명), 인도네시아(1명), 필리핀(1명) 등으로 다양하다. 이들의 인터뷰 기사를 통해 한국에서 일어나는 외국인, 다문화가정 차별에 대해 알 수 있었다.
외국인이 많이 찾는 공공기관에서 다문화가정 출신을 푸대접하고, 다문화가정의 자녀라는 이유로 친구의 부모가 같이 놀지 못하게 하는 경우 등 생각보다 차별은 심하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외국인이 한국에서 취업을 하는 건 하늘에서 별 따기에 가깝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체류외국인 118만명, 결혼이민자 18만1,000명을 넘어서 본격적으로 다문화사회에 진입하고 있다. 겉으로는 다문화가정에 대한 인식이 많이 변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 그렇지 않다. 지난 4·11 총선에서 국회의원이 된 결혼이주여성 이자스민씨에 대한 막말과 욕설이 사회적으로 큰 파문을 일으킨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이 사건은 겉으로는 다문화사회을 이해하는 것처럼 보여도 속으로는 그들을 차별하고 있는 한국인의 모습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인 것 같아 마음이 불편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려면 사회 전반에서 문화의 다양성을 포용할 수 있는 확고한 가치관이 먼저 확립되도록 해야 한다. 즉 외국인과 다문화사회에 대한 인식 변화가 우선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다문화 사회를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공익광고를 제작해서 인식의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지금도 다문화사회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한 공익광고가 진행되고 있지만, 미흡한 면이 많다. 다문화사회를 이해하기 위한 다양한 내용와 흡인력 있는 매체를 통한 공익광고로 다문화사회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넓혀가야 할 것이다.
그리고 학교에서 외국인, 다문화사회에 대한 이해 교육이 더 활발하게 실시되어야 한다. 일회성 강의식 교육이 아니라, 진정으로 그들을 우리와 같은 사람으로 볼 수 있도록, 정기적으로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다문화를 또 다른 인식표처럼 구분하면 안 된다. 현재 다문화가정 아이들만 따로 모여 특정 프로그램을 배우게 하는 지원이 많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이러한 지원보다는, 모두 함께 어울려 인식을 개선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즉 다문화 특화 교육이 아닌, 통합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또한 한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다문화사회 이해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 다문화가정과의 소통을 위한 행사를 하면, 한국인은 오지 않고, 외국인들만 오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진정한 한국인의 인식 개선을 위해서는 모두가 함께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설하는 것이 시급하다.
하지만 이러한 인식 변화로만 차별을 없앨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이와 함께 다문화가정을 지원하는 정부의 적절한 정책이 필요하다. 현재 이주여성의 취업지원은 아직 전문직보다는 단순직 일자리를 늘리는 데에 집중되어 있고 이들 대부분은 열악한 환경에서 저임금을 받으며 근무를 하고 있다. 이주여성 중에는 자신의 나라에서 대학교육을 받은 사람도 있고 한국에 와서 대학과정을 공부하여 전문성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이런 이주여성들에게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는 직장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
지금은 글로벌 시대이다. 글로벌 시대에 맞게, 다양한 사람들을 포용할 수 있는 마음가짐과, 출신 국적과 인종 차별을 넘어서는 정책을 통해 우리나라에서 이주민들이 당당하게 자신의 꿈을 펼치며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사회가 만들어지길 기대해 본다.
서울 원묵고 2학년 김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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