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중한 기록유산을 국가에 기증하게 되어 앞으로 아주 좋은 마음으로 살겠습니다.”
행방을 알 수 없는 훈민정음 해례본(상주본)의 소유권자 조용훈(67)씨는 이 책의 소유권 일체를 국가에 기증하는 기증서를 김찬 문화재청장에게 전달하며 이렇게 말했다. 기증서 전달식은 7일 오후 국립고궁박물관 강당에서 열렸다.
경북 상주에서 골동품점을 하고 있는 조씨는 “이 책은 우리 집안 대대로 내려온 것”이라며 “빨리 찾아내서 훼손을 막고 국민이 함께 향유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기증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은 국보 70호로 지정된 간송미술관 소장 훈민정음 해례본과 동일한 판본으로, 값을 매길 수 없는 무가지보(無價之寶)다. 2008년 7월 상주에서 배모씨가 집을 수리하다가 발견했다고 알려졌으나, 조씨가 “내 가게에서 훔쳐간 것”이라며 그해 10월 소송을 제기하자 배씨가 감춰 버려 행방이 묘연하다. 조씨는 3년 반의 긴 소송 끝에 지난해 5월 대법원에서 소유권자로 최종 확정 판결을 받았다. 배씨는 문화재보호법 위반(절취 및 은닉)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0년을 선고 받고 수감 중이며 현재 2심이 진행 중이다.
오미환 선임기자 ohm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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