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은 어버이날이다. 또한 한국야구 발전의 한 획을 긋는 9구단의 1군 합류 시점과 10구단 창단을 결정하는 한국야구위원회(KBO) 이사회가 열리는 날이기도 하다.
최근 일부 구단 사장들이 이사회를 앞둔 시점에서 9구단과 10구단 문제에 대해 강도 높게 부정적인 견해를 쏟아내고 있다. 오너가 아닌 사장들이 강한 톤으로 딴죽을 거는 걸 보면 그룹 측에서 모종의 지시가 있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먼저 일부 사장들은 9구단 NC다이노스가 2013년 1군에 합류하고, 10구단이 창단되면 프로야구의 경기력 약화가 초래된다고 걱정하고 있다. 경기력이 약화되면 인기 하락으로 관중이 감소돼 기존 구단의 수지가 악화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래서 대기업이 아니면 적자를 견디기 힘들어 중소기업이 프로야구단을 창단한다는 것은 무리라는 논리를 내세운다.
전혀 틀린 주장은 아니지만 이들 사장들의 말에는 다분히 억지가 있다. 신생 팀이 출범하면 초기에는 프로야구의 전체 전력은 다소 약화된다. 하지만 일정 시간이 지나면 신생 팀으로 인해 경쟁력이 강화돼 오히려 흥행이 업그레이드된다. 이는 메이저리그나 국내 프로야구에서도 입증된 사실이다.
프로야구 구단은 대기업이 맡아야 한다는 논리도 그리 유쾌하지 않다. 오너가 야구에 대한 열정이 있는 전문 업종의 기업이 오히려 대기업보다 유리할 수 있다. 이런 기업은 의사 결정이 빠르고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슬기로운 대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3월29일 KBO총회에서 결정된 9구단에 대한 후속 조치가 늦어지는 것은 이사회가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라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현재 NC다이노스가 2군 리그에 속해 있지만 마산구장에는 관중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렇다고 롯데 자이언츠의 홈구장인 사직구장의 관중이 줄었는가.
수원시민연대(시민단체330연합)는 수원시에 10구단을 유치하기 위한 30만 명 서명 운동을 벌이고 있다. 전북 역시 강력하게 유치 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중이다. 특히 수원시민연대는 롯데 구단의 반대에 대해 1,200만 경기도민의 롯데 제품 불매운동까지 하겠다며 경고하고 있다.
9구단의 진행 상황을 보면 10구단 출범이 결정돼도 기업 선정, 심사, 신인선수 지명 등의 절차 때문에 일정이 촉박하다. 이번 이사회에서 9구단의 내년 1군 진입과 10구단 출범 결정이 연기되면 그에 따른 손실은 결국 기존 구단의 몫이 될 수밖에 없다.
프로야구는 올해도 벌써 65경기 만에 100만 관중을 돌파했다. 이미 프로야구는 국민들의 행복지수를 높이는 국민적인 스포츠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이런 현상을 감안해 구단 사장들이 현명한 판단을 내려주길 기대한다.
한국일보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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