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유내강.'
7일 프랑스 대통령에 당선된 프랑수아 올랑드(57)를 한 마디로 표현하는 말이다. 170㎝의 크지 않은 키에 서글서글한 눈매를 보면 카리스마가 느껴지지 않는다. 그러나 신념에 대한 일관성이나 결정적인 순간에 나오는 승부사 기질을 맛본 주변 사람들은 그의 부드러운 리더십에 압도된다. 그의 이런 모습은 출생과 성장과정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올랑드 당선자는 1954년 프랑스 북부 루앙에서 이비인후과 의사 출신 아버지 조르주 올랑드와 사회사업가인 어머니 니콜 트리베르 사이에서 태어났다. 가톨릭계 의사 집안에서 별 어려움 없이 자란 그는 파리경영대학(HEC)과 파리정치대학(시앙스포), 국립행정학교(ENA) 등 정통 엘리트 코스를 거쳤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올랑드는 정치적 성향이 극단적인 우파였던 아버지와 아버지와는 성향이 반대였던 어머니 사이에서 자랐다. NYT는 이런 성장 과정이 올랑드가 논리적인 사고는 물론 조화를 중시하는 철학을 갖게 된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사회당 내에서 중도성향을 보이며 실용주의를 강조하는 것도 이런 맥락이라고 신문은 설명했다. 올랑드는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인물 중 한 사람인 샤를 드골 장군을 아버지는 혐오했다"며 "아버지보다는 어머니의 정치적 성향이 더 잘 맞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25세가 되던 79년 사회당에 입당한 올랑드는 프랑스 제5공화국의 유일한 좌파 대통령이었던 프랑수아 미테랑 정부 시절 경제보좌관 등을 역임하며 사회당내에서 조세와 경제 전문가로 자리를 굳혔다. 88년 코레즈주(州)에서 하원의원에 당선되면서 정계에 진출한 그는 1997~2008년 11년간 사회당 당수를 맡으며 야당의 지도자로서 경험을 쌓았다.
십 년 넘게 당수직을 맡으면서도 뇌물과 성추문 등 스캔들이 전혀 없는 철저한 자기관리는 올랑드의 최대 강점으로 꼽힌다.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은 재임 내내 호화생활 등 구설수에 올랐던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을 누르고 올랑드가 당선된 사실을 전하며 "프랑스 국민이 별난 사르코지에 지친 것 같다"고 했다. 자신의 주장을 내세우기 보다 남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자세도 올랑드의 장점이다. 자크 시라크 전 대통령 부인 베르나데트 시라크가 4월 대선 1차투표 직전 남편의 정치 제자인 사르코지 대신 진심 어린 말투와 자세를 높이 사 올랑드를 지지한 것은 유명하다. 그러나 한 번도 장관직을 맡아본 적이 없는 부족한 행정 경험은 분명 단점으로 꼽힌다. 그는 대선 기간 내내 사르코지에게서 이에 대한 공격을 받아야 했다.
가족으로는 2007년 대선의 사회당 후보였던 세골렌 루아얄과 30여년에 걸친 동거를 통해 4명의 자녀를 뒀다. 자녀들은 변호사, 의사 등으로 일하고 있다. 올랑드는 2007년 세골렌과 헤어진 후 현직 기자인 발레리 트리에르바일레과 동거하고 있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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