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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통합진보당/ 진보 아이콘서 돌변… '종파주의자' 민낯 드러낸 이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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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통합진보당/ 진보 아이콘서 돌변… '종파주의자' 민낯 드러낸 이정희

입력
2012.05.06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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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충격적인 것은 이정희 변신이다. 영화 ‘링’을 보는 듯 소름이 끼쳤다.”

진보 논객인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5일 통합진보당 당권파 감싸기로 일관한 이정희 공동대표를 겨냥해 이같이 비난했다. 이 대표가 4일 오후 2시부터 17시간 동안 전국운영위 회의를 주재하면서 “당 진상조사위의 편파적이고 부실한 조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말만 앵무새처럼 반복했기 때문이다. 그는‘비례대표 후보 경선이 총체적 부정 ∙부실 선거였다’는 조사 결과를 정면 부인함으로써 국민 여론을 무시하고 당권파 조직 지키기에만 신경 쓰는 모습을 보였다.

“정치∙ 도의적 책임을 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가 하루 만에 뒤집고 적반하장 행태를 보이자 진보 진영 내부에서도 “충격적”이란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18대 국회 ‘진보의 아이콘’으로 통했던 이 대표가 ‘종파주의자’의 본색을 드러냈다는 지적까지 나왔다.

그는 운영위 회의 모두 발언을 통해 “진상조사위는 진실을 밝힐 의무만 있지 당원들을 모함하고 모욕을 줄 권한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선거인 명부에 투표자가 아닌 사람이 서명한 사실이 밝혀지는 등 분명한 부정 사례가 공개됐는데도 그는 의혹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 대표는 “진상조사가 잘못됐고 당원의 억울함을 풀어야 한다”는 말만 반복하며 장시간 진상조사의 문제점에 대한 토론만 유도했다. 그는 “당원의 명예”를 계속 거론하면서 조사보고서 몇 곳의 잘못만 물고 늘어졌다. 비당권파 사이에서 “의장의 독단과 독선이 지나치다” “국민 눈높이를 맞춰야 한다” 등의 비판론이 제기됐으나 이 대표는 꿈쩍하지도 않았다. 비당권파 운영위원들이 “보고서 얘기는 종결하고 토론을 거쳐 비례대표 후보 총사퇴 안건 표결로 넘어가자”고 수 차례 제안했지만 이 대표는 “아직 그럴 상황이 아니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이석기 김재연 등 당권파 비례대표 당선자를 지키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이 같은 모습이 당 홈페이지를 통해 온라인으로 생중계되면서 “이정희 대표는 정파 대표냐, 당 대표냐” “진보의 꽃이 플라스틱 조화였냐” 등 비난 댓글이 빗발쳤다. 그간 열성적인 의정활동과 명쾌한 언행으로 진보세력의 새로운 스타로 부상했던 이 대표의 돌변에 “실망하는 차원을 넘어 소름이 끼칠 정도” “섬뜩하다” 등의 격한 비난까지 쏟아졌다. 정치권 관계자는 “ 당권파 핵심인 경기동부연합의 ‘간판 얼굴’이란 일각의 지적이 현실화한 순간”이라며 “당 대표로서 계파 간 조정 역할을 하지 않고 정파 소속원의 본색만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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