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요타는 지난해 실내 면적의 80%를 바이오플라스틱 소재로 만든 '사이(SAI)'의 새 모델을 선보였다. 도요타는 2001년부터 인도네시아에 고구마의 한 종류인 '카사바'를 재배하는 농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여기서 수확한 카사바로 '에코로지컬 플라스틱'이라는 바이오플라스틱을 생산하고 있다. 일본의 미쓰비시자동차 역시 '그린 플라스틱'이란 바이오 플라스틱을 생산하고 있다.
포드가 올해 출시할 전기차 '포커스'는 시트를 모두 버려진 페트병을 재활용해서 만든다. 포드 측은 "포커스 1대에 버려진 페트병 22개가 쓰이며, 연간 약 9만 대 분량인 페트병 220만 개를 재활용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은 요즘 '소재' 에 꽂혀 있다. 바이오플라스틱 등 새로운 소재, 페트병을 재생한 재활용 소재 등 종류도 다양하다. 자동차 시장 경쟁이 연비 경쟁으로 압축되면서, 좀 더 기름을 덜 먹는 친환경의 가벼운 소재 개발이 승부를 가를 핵심 요소가 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특히 이들 소재가 화학 기술을 기반으로 하다 보니 자동차 회사들은 화학 회사들과 활발히 손잡고 있다. 특히 무게는 철강의 절반 수준이면서도 강도와 내구성은 몇 배 이상인 탄소섬유 관련 연구 개발에 가장 열심이다.
독일 다임러그룹은 일본 도레이와 손잡고 만든 탄소복합소재를 적용한 2인승 '메르세데스-벤츠 SL'모델을 올해 내놓는다. 10년 전부터 탄소소재 개발에 나섰던 BMW는 2년 전 탄소섬유전문기업 SGL과 합작사를 만들고 여기서 생산한 신소재를 내년부터 본격 출시하는 전기차 'i3'와 'i8'부터 활용할 계획이다. 제너럴모터스(GM)는 지난해 말 일본의 화학회사 테이진과 손잡고 2020년까지 100만 대 넘는 차량에 탄소 소재를 적용하기로 했다.
이밖에 현대ㆍ기아차는 최근 선보인 컨셉트 카의 계기판에 네오뷰코오롱이 개발한 투명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적용하고, 도요타는 '프리우스'의 지붕에 태양전지를 설치, 시동을 걸지 않아도 에어컨을 가동할 수 있도록 하는 등 태양광, OLED 소재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심지어 일본 혼다는 최근 중국이 독식하다시피 하는 희토금속 확보에 애를 먹자 세계 최초로 하이브리드 차량 엔진에 쓰인 희토금속을 재활용하겠다는 밝혔다.
김동민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자동차 회사, 화학 소재 회사 모두 자동차 용 화학소재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어야 하고, 정부 역시 이를 집중 육성해야 한다"며 "특히 대규모 장치를 통한 원가 경쟁력뿐 아니라 고객 맞춤형 가공 기술 개발, 다른 기술과 복합화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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