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 비례대표 부정 경선과 관련해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비례대표 3번 김재연 당선자가 6일 사퇴 요구를 거부하면서 '경기동부연합'의 핵심 인물인 비례대표 2번 이석기 당선자도 사퇴하지 않을 가능성이 커졌다.
김 당선자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의혹을 해소하기보다 부풀리기만 한 무책임한 문제투성이 진상조사보고서를 근거로 청년 비례대표 사퇴를 권고한 전국운영위 결정은 철회돼야 한다"며 사퇴 요구를 거부했다. 그는 "정정당당하고 합법적으로 선거인단을 모집했고 깨끗한 선거를 치렀다"며 "많은 부분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진 문건 하나로 저와 청년선거인단 모두가 불법선거 당사자로 둔갑돼 버렸다"고 주장했다. 보고서에 대한 신뢰성에 의구심을 제기하며 비당권파에 맞서고 있는 당권파의 논리를 그대로 반복한 것이다.
그는 경기동부연합과의 거취 논의 여부에 대해 "그런 적 없다"고 부인했고, 이석기 당선자의 거취에 대해선 "내가 답변할 부분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이날 회견은 경기동부연합과의 사전 조율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비당권파는 "다른 비례대표들은 이번 사태에 대해 당 전체가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자는 차원에서 사퇴한 것"이라며 "자리 지키기에만 신경 쓰는 당권파의 움직임을 국민들이 어떻게 받아들이겠느냐"고 비판했다.
1980년생인 김 당선자는 경기동부연합 인사를 다수 배출한 한국외국어대 총학생회장으로 활동하면서 구 민주노동당 세력인 당권파와 인연을 맺었다. 이후 당 부대변인, 등록금 특별위원회 집행위원 등을 거쳤다. 당 안팎에선 "당권파가 전략적 차원에서 그를 '제2의 이정희'로 키우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김 당선자의 사퇴 거부 발표와 전날까지 당권파의 격렬한 저항을 감안할 때 이석기 당선자도 일단 사퇴 권고를 거부할 것으로 알려졌다. 당 관계자는 "당권파가 김 당선자를 포기할 순 있어도 조직의 핵심 실세인 이 당선자를 포기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외대 용인캠퍼스 82학번인 이 당선자는 민족민주혁명당 사건으로 10여년의 수배 및 수감 생활을 하다 2003년 석방됐다. 이후 인터넷 언론 '민중의 소리' 이사, 시엔피전략그룹과 사회동향연구소 대표로서 경기동부연합이 주도하는 핵심 사업과 재정을 도맡으면서 당권파의 '숨은 실세'로 불려왔다.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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