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사설] 또 화재 참사…말로만 때운 예방대책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사설] 또 화재 참사…말로만 때운 예방대책

입력
2012.05.06 12:06
0 0

언제까지 이런 어처구니 없는 참사가 되풀이 되어야 하나. 어린이날인 그제 부산 부산진구 부전동 한 노래주점에 불이나 9명이 숨지는 사고가 있었다. 2009년 1월 8명이 사망한 영도의 지하노래방 화재, 그 해 11월 일본인 관광객 10명을 포함해 15명의 목숨을 앗아간 국제시장 실탄사격장 화재에 이어 부산에서만 3번째다. 2010년 10월에는 해운대 초고층 주상복합건물 외벽에 화재가 발생해 37층까지 번지는 아찔한 사고도 있었다.

이번 역시 어김 없는 인재(人災)다. 화재가 난 곳은 대피나 진압이 어려운 지하도 아닌 지상 6층 건물의 3층이었다. 안전에 조금만 신경을 쓰고, 비상상황에 정상적으로 대응했다면 대형참사로 이어지는 것은 막을 수 있었다. 종업원은 화재발생을 소방당국과 손님들에게 즉각 알리지 않은 채, 안이하게 처리하려다 화를 키웠다. 창문 하나 없는 실내는 순식간에 연기로 가득 찼고, 뒤늦게 대피하려던 손님들은 출입구를 찾지 못해 좁은 통로에서 우왕좌왕하다 질식사했다.

소방안전시설도 제대로 갖추고 있지 않았다. 건물에는 지하주차장을 빼고는 스프링쿨러가 없었다. 2003년 완공된 건물이어서 당시에는 지상 층에 설치의무가 없었다고 한다. 그러나 3년 전 사격장 화재 참사 직후 소방당국이 내놓은 대책이 무엇이었나. 법 개정 이전에 지어진 시설이라도 스프링쿨러 등의 설치를 의무화하겠다고 했지만 말뿐이었다. 적어도 밀폐된 공간에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노래방, 단란주점만이라도 설치를 서둘렀어야 했다. 부산만이 아니다. 생각만해도 아찔한 곳이 전국 곳곳에 수두룩하다.

2년 전 사격장 화재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외국인 3명이 안타깝게도 함께 희생됐다. 코리안 드림을 안고 스리랑카에서 온 산업연수생들이다. 외국인들에게까지 한국은 안전불감증에 걸린 나라, 그래서 화재참사가 되풀이 되는 나라로 낙인 찍히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더구나 부산은 어느 곳보다 외국인이 많이 찾고 즐기는 국제도시이다. 국민 스스로 경각심을 더욱 높이고, 당국은 또 다시 철저한 예방대책을 점검해야 한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