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사 가운데 KT의 LTE 속도가 가장 빠르다고 자신합니다. 그 비결은 전화국에 있습니다.”
전화국이면 과거 유선전화 시대의 유물. 기지국이라면 몰라도 LTE같은 첨단 이동통신서비스와 전화국이 대체 무슨 상관이 있단 말인가.
KT는 지난달 LTE 전국망을 완성했다. 이동통신 3사 가운데 가장 늦게 LTE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최단 시일 안에 전국망을 갖춘 것. LTE 개발의 숨은 주역인 KT 무선네트워크본부 이기호(33ㆍ사진) 박사로부터 속도의 비결을 들어봤다.
이 박사는 속도를 내는 세가지 힘으로 ▦전화국 ▦광케이블 ▦가상화서버를 꼽았다. 전국 1,000개 전화국을 초고속 광케이블로 연결하고 여기에 LTE 기지국 역할을 하는 가상화서버를 설치하는 것. 이렇게 되면 결국 전화국이 LTE 기지국 역할을 겸하게 된다.
가상화서버는 한 대의 서버가 144개 기지국 역할을 한다. 따라서 수십 대의 가상화서버를 설치하면 전화국이 순식간에 수천 개 기지국 센터가 되는 셈이다. 그만큼 이용자가 몰려도 여유 있게 처리할 수 있어서 빠른 속도를 유지할 수 있다.
이 박사는 “KT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가상화서버는 배타적 제휴에 따라 삼전자가가 제조해 2년 동안 KT에만 납품한다”며 “다른 업체들은 사용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2년 후 경쟁업체들도 가상화서버를 사용하면 KT만의 차별화가 사라지지 않을 까. 이 박사는 “가상화서버를 설치할 1,000여개의 전화국은 유선전화 시대부터 가져온,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KT만의 자산”이라며 “전화국과 이들을 연결할 광케이블은 하루 아침에 마련할 수 없어서 경쟁업체들이 따라오기 힘들다”고 단언했다. 결국 유선통신의 경쟁력이 이동통신까지 좌우한다는 것이 이 박사의 지론이다.
이 박사는 가상화서버 기술로 올해 KT 직원들의 최고 영예인 ‘올해의 KT인상’을 받았다. 그는 앞으로 “LTE가 자동차, 인터넷TV 등 다양한 분야와 만나서 시너지를 발휘할 만한 새로운 기술을 연구하겠다”고 강조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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