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사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오너십 복귀에 한걸음 더 다가서게 됐다. 워크아웃에 들어간 그룹을 완전히 되찾기까지는 아직도 넘어야 할 산이 많지만, 잃었던 주주의 지위를 조금씩 회복함으로써 오너로의 실질적 복귀작업에 7부 능선은 넘었다는 평가다.
6일 채권단과 금호아시아나그룹에 따르면 금호타이어는 지난 4일 박 회장과 박세창 금호타이어 부사장(박 회장의 장남), 금호아시아나재단 등에 제3자 배정방식으로 1,730억원을 유상증자하기로 결정했다. 이렇게 되면 아들과 재단의 지분을 포함해 박 회장은 금호타이어의 지분을 약 11% 가량 확보하게 된다.
박 회장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지주사격인 금호산업 지분도 회복하는 단계. 지난 2월 금호산업은 박 회장측에 2,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참여를 결정, 14%의 지분확보가 사실상 끝난 상태다.
박 회장은 지난 2009년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워크아웃에 들어가면서 감자를 통해 모든 지분을 상실했다. 주주지위도 잃었고 경영에서도 물러났다. 하지만 2010년11월 경영일선 복귀에 이어 올 들어 주요계열사에 대한 지분까지 취득함으로써, 오너십 복귀는 이제 본 궤도에 진입한 셈이다.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 지분 32%를 갖고 있어, 금호산업을 되찾게 되면 자연스럽게 아시아나항공도 지배할 수 있게 된다.
동생 박찬구 회장이 지배하는 금호석유화학과 계열분리 작업도 빨라지고 있다. 그룹 관계자는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 유상증자 자금에 대해 “금호석유화학 지분 매각대금으로 충당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지난해 11월 금호석유화학 지분 10.25%를 모두 팔아 4,000억원 정도를 확보했으며, 이 돈으로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 지분을 취득하게 된 것이다.
현재 박 회장은 금호석유화학에 대한 지분이 없다. 금호석유화학이 아시아나항공 지분 13.4%만 매각하면, 양측의 지분고리가 모두 끊어져 분가작업은 모두 끝나게 된다. 한 재계관계자는 “박찬구 회장측도 이 지분을 조만한 처분할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물론 금호산업이나 금호타이어나 아직까지 최대주주는 채권단이다. 현재로선 워크아웃 졸업시기를 예상키도 힘들다. 채권단과 맺은 약정상으론 워크아웃 3년차인 올해 조기졸업도 가능하도록 되어 있지만 실적개선이 뒷받침되지 않아 연내 졸업은 사실상 물건너갔다는 평가다. 채권단 관계자는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최고의 실적을 거뒀지만, 워크아웃 조기졸업을 위해선 모기업 격인 금호산업의 정상화가 선결되어야 하는데 건설부문(금호건설)의 경기침체가 지속되고 있어 단기간에 회복은 힘들어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 회장이 오너십 회복을 위한 가장 중요한 단계인 지분확보를 마무리지음으로서 그룹 정상화의 큰 물꼬는 트였다는 게 재계의 시각이다.
강은영기자 kis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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