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계열 시스템통합(SI) 업체들이 신사업에 목말라하고 있다. 정부의 강도 높은 규제가 가해지자 고유업무(전산정보 시스템 개발 및 구축)만으론 수익창출이 어렵다고 판단, 새로운 사업영역으로 잇따라 진출하고 있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 C&C는 엔카네트워크를 인수, 중고차 매매업에 뛰어들었다. 기업간 거래(B2B) 전문업체에서 처음으로 소비자거래(B2C)에 직접 참여하게 된 것. SK C&C는 엔카네트워크의 온라인 사이트 엔카닷컴를 통해 해외시장에도 진출할 예정. SK C&C는 또 SK이노베이션과 집이나 빌딩, 전기차용 배터리관리시스템(BMS)개발을 추진 중이다.
LG CNS는 태양광 발전소 사업에 진출했다. 여수엑스포 에너지파크 생산단지에 2.2 ㎿급 태양광 발전소를 직접 시공했는데 해외진출도 늘려나갈 계획이다. 앞서 LG CNS는 2010년 6월 스리랑카 태양광 발전소 구축사업 완료를 기반으로 유럽과 아프리카의 태양광 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포스코ICT는 원자력 발전소 정비사업에 뛰어들었다. 포스코ICT는 기존 원전 전문업체인 삼창기업의 원전사업부문을 인수, 지난 3월말 자회사인 포뉴텍을 출범 시켰다. 포뉴텍은 영광1발전소, 울진2발전소 등 현재 국내 주요 원자력 발전소의 계측제어 부문 정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앞으로 원전 계측제어 시공과 시운전, 원전 기기 제조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지난해 대한통운 인수전에서 CJ에 고배를 마신 삼성SDS는 여전히 물류업에 관심을 두고 있다. 삼성SDS는 7월 자회사 이엑스이씨엔티를 합병하는 등 IT 물류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는데, 삼성전자 물류를 담당하는 로지텍을 인수할 수도 있다는 소문이 끊이질 않고 있다.
‘한 우물’만 파던 대기업계열 SI업체들이 이렇게 ‘새 우물’찾기에 나선 건 SI만으론 절대적 일감부족이 예상되기 때문.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로 계열사 발주물량 받기가 힘들어진데다 소프트웨어 산업진흥법 개정이 통과되면서 공공사업 참여의 길도 막히게 됐다”며 “새 영역을 찾고 해외로 나가는 것 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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