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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가 부러워하는 과학자] <11> 이공주복 이화여대 교수 → 윤혜온 KBSI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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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가 부러워하는 과학자] <11> 이공주복 이화여대 교수 → 윤혜온 KBSI 연구원

입력
2012.05.06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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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윤규 전남대 물리학과 교수가 '강의 종결자'라고 추천한 이공주복 이화여대 물리학과 교수가 이번엔 '재능기부 멘토'라며 윤혜온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책임연구원을 소개한다.

한 두 번은 해볼 수 있다. 계속 하라면 모르겠다. 1992년 교수로 임용됐으니 근 20년 동안 강의를 했고, 강의 잘한다는 소리도 왕왕 들었다. 그런데도 초ㆍ중ㆍ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대중 강연에는 선뜻 나서질 못하겠다. 이유는 두 가지. 연구시간을 쪼개 강연하기가 쉽지 않고, 눈높이에 맞춰 전문지식을 전달하는 게 까다롭기 때문이다.

30년 지기인 윤혜온(52)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분석연구부 책임연구원은 그런 면에서 나와 많이 다르다. 나와 윤 책임연구원은 1978년 대학에 입학해 처음 만났다. 당시 그는 별다른 대외활동을 하지 않고 공부에 매진하던 학생이었다.

그랬던 그가 지금은 매년 20차례 넘게 대중강연에 나선다. 2004년 정부에서 하는 과학대중화 프로그램 '과학기술 앰배서더(Ambassarder)'에 참여한 게 계기였다. 2008년부터는 연구원에서 하는 '첨단장비활용 청소년 과학문화활동 지원사업'의 서울지역센터 책임자로 초ㆍ중ㆍ고교에 강연을 다닌다. 강연 주제는 중금속과 나노 물질에 관한 내용이다.

한번은 엄마가 만날 늦게 들어온다고 딸애가 불평한 적도 있다고 했다. 실제 그는 강연과 강연 준비 때문에 정작 연구는 퇴근시간인 오후 6시 이후나 주말로 미룰 때가 많다. 그래도 계속 대중강연을 할 생각이란다. 강연을 통해 학생과 소통하고 그들의 고민과 궁금증을 해결해주는 게 자기 연구가 학생에게 미치는 영향보다 더 크다는 생각에서다.

윤 책임연구원을 따르는 '멘티'도 여럿이다. 군대에서도 안부 전화를 하고, 카카오톡으로 서슴없이 얘기도 나눈다. 모두 강연이나 체험학습프로그램 등에서 만나 자연스럽게 멘토-멘티 관계가 형성됐다.

지난해 의대에 입학한 A군도 그 중 한 명이다. 대학 진학을 앞두고 A군은 명문대 수학과와 지방대 의대 중 어딜 가야 할 지 고민이 컸다. 당시 A군은 수학과를 나오면 수학자, 의대를 졸업하면 의사가 된다고만 생각했다. 진로 상담을 하던 윤 책임연구원은 경제학자, 연구를 주로 하는 기초의학의사 등 다양한 길을 일러줬고, A군은 생물학에 관심이 있다며 의대에 진학했다. 올해 4월 '과학의 날'에 윤 책임연구원이 대통령 표창을 받았을 때 A군은 그의 페이스북에 축하 메시지를 남겼을 정도로 관계가 돈독하다.

윤 책임연구원을 보면 학생들과의 소통이 이공계 기피 현상을 극복하는데 도움이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실제 그의 강연을 들은 학생이 의대에 진학하지 않고 과학을 공부하고 싶다고 말한 적이 있다고 한다. 그때 그는 굉장히 뿌듯했다고 말했다. 그런 그를 보며 기회가 되면 나도 대중 강연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정리=변태섭기자 liberta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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