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전태훤 기자의 부동산 카페] 장롱 빼고 소형 가구 배치… 모델하우스 커보인 진짜 이유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전태훤 기자의 부동산 카페] 장롱 빼고 소형 가구 배치… 모델하우스 커보인 진짜 이유

입력
2012.05.06 11:51
0 0

"분명 모델하우스에서 봤을 때와는 많이 다른데…." 아파트 모델하우스를 보고 마음에 들어 분양 계약을 한 후 아파트에 입주한 사람들 가운데 이런 푸념을 하는 경우를 많이 봅니다. 또 겉으로 표현은 못했지만, 실망감이나 배신감 같은 것을 느끼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견본주책은 면적은 물론 마감재까지, 실제 지어지는 아파트와 똑같이 만들어 놓는데 왜 사람들은 실제 자기가 살고 있는 집은 모델하우스와 달리 더 좁고, 더 못나 보인다고 느끼는 것일까요?

느낌과 기분의 문제려니 하고 넘어갈 수도 있겠지만, 알고 보면 그렇지가 않습니다. 대부분의 모델하우스에는 실제 주택과 다를 수밖에 없는 마케팅 전략이 숨어있기 때문입니다.

가장 많이 느끼는 차이점은 모델하우스보다 실제 아파트가 좁아 보인다는 점입니다. 이는 견본주택을 더 넓게 보이기 위해 특수 제작한 소형가구가 주는 '착시 현상'때문입니다. 모델하우스를 자세히 살펴보면, 안방에 놓인 2인용 침대는 가정에서 부부가 사용하는 침대보다 턱없이 작습니다. 실제 누워보면 보통 키 남자의 다리도 침대 밖으로 나올 정도로 짧게 특수 제작된 것이지요. 특히나 모델하우스 안방이 훨씬 크게 느껴지는 것은 대부분 집에서 갖고 있는 장롱을 빼고 꾸며진 것도 한몫 합니다.

주방 가구와 거실 소파 등도 실제 보다 조금씩 작게 만들어진 경우가 많아 견본주택이 전체적으로 넓어 보일 수밖에 없습니다. 마감재나 면적을 실제와 달리 했다면 사기분양 등으로 문제가 커지지만, 가구나 전시용품들은 실제 시공과 무관한 것인 만큼 건설사가 이런 빈틈을 놓치지 않고 활용하고 있는 것이지요.

모델하우스가 제한된 공간인 만큼, 여러 면적 타입 가운데 어떤 타입을 보여줄 지도 전략적으로 선택됩니다.

대부분 '가장 자신 있는 타입으로 꾸몄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최근 주택시장 침체를 맞아서는 건설사들의 모델하우스 구성 전략도 조금 달라졌습니다. 오히려 팔기 어려운, 설계에 핸디캡이 있는 타입을 돋보이게 꾸며 놓는 경우가 많습니다. 미분양으로 남을 만한 주택형을 만들어 놓고 소비자들에게 꾸준히 보여줘 분양율을 높이는 전략이라는 게 건설업체의 설명입니다. 모델하우스조차 만들지 않을 경우 건설사 스스로 그런 타입을 '미운 오리새끼'로 인정하는 셈으로 비춰져 판매에 더 애를 먹을지 모른다는 판단에서지요.

20억~30억원에 달하는 건립 비용에, 월 2,000만원 안팎의 유지비를 내가며 1년에서 2년은 운영하는 모델하우스. 적지 않은 운영비를 들이는 만큼, 그만한 값어치를 뽑아내려는 건설사의 전략도 치밀해 보입니다.

전태훤기자 besam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