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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통합진보당/ 벼랑끝 치닫는 파벌 갈등 '분당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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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통합진보당/ 벼랑끝 치닫는 파벌 갈등 '분당 위기'

입력
2012.05.04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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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희 통합진보당 공동대표가 비례대표 후보 부정 경선 파문과 관련해 사실상 비당권파를 정면으로 겨냥하면서 반격에 나서자 비당권파도 즉각 반박에 나섰다. 유시민 심상정 조준호 공동대표는 부정 경선 파문의 책임이 당권파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지도부 총사퇴 및 경선을 통해 선출된 비례대표 당선자의 동반 사퇴를 촉구했다. 양측이 부정 경선 파문을 놓고 사사건건 첨예하게 맞서고 있어서 당내 갈등이 분당(分黨)을 초래할 정도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유 공동대표는 4일 통합진보당 전국운영위에서 부정 경선 사태를 '민주주의와 상식에 반하는 일'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당연히 공개해야 할 현장 투표율과 온라인 시ㆍ군ㆍ구별 투표율을 아직 공개하지 않고 있다"며 "자료 공개를 요구했음에도 아직까지 현장 투표율을 공개하지 않은 것은 상식에 반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절차와 결과가 최소한의 투명성도 없이, 국민에게 알려지지 않는다면 무엇을 담보로 신뢰성을 주장하겠느냐"고 지적했다.

진상조사위 결과에 불복하는 당권파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심 공동대표는 "대표단 합의로 조사위를 구성하고 일체의 권한을 조준호 대표에게 부여했다. 조사 활동에 영향을 주는 어떤 다른 결정도 대표단이 추가하지 않았다"며 조사위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강조했다. 비당권파 측에서는 "당권파가 경선 부정에 연루된 사실을 은폐하고 있다"며 "당권파가 진상조사 결과를 계속 부정하면 조준호 공동대표가 은폐 사실을 추가로 공개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도 압박했다.

양측은 향후 대책을 두고도 현저한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다. 특히 비례대표 당선자 문제를 둘러싸고 전혀 접점을 찾지 못했다. 당권파는 비례대표 2, 3번인 이석기 김재연 당선자의 국회의원직을 유지하는 조건으로 이 공동대표의 사퇴 카드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비당권파는 선거의 정당성이 무너진 만큼 경선을 통해 선출된 비례대표 당선자뿐 아니라 후보까지 전원 사퇴시켜야 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 이날 심야 전국운영위 회의에서 비당권파인 비례대표 8번(이영희) 13번(윤난실) 후보는 잇따라 사퇴의사를 표명함으로써 '비례대표 사수'방침을 세운 당권파를 압박하기도 했다.

지도부 거취에 대해서도 양측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심 공동대표는 여러 차례 "대표단의 도의적 책임은 당연한 일"이라며 지도부 총사퇴 후 비상대책위 구성을 주장했다. 유 공동대표도 이날 심야 회의에서 "비대위 구성되고 당이 혁신해가면서 전당대회를 치를 때 당 대표 출마하지 않겠다"며 전당대회 불출마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이 공동대표는 이날 비대위 구성 방안을 공식적으로 거부했다.

김정곤기자 j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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