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박지원 원내대표 후보가 4일 결선 투표까지 가는 접전 끝에 19대 국회 제1기 원내대표 및 당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선출됐다. 당내 양대 축인 친노(親盧)그룹과 호남 일부 세력의 지원을 받은 박 후보가 낙승할 것이란 예상과 달리 근소한 표차로 당선돼 향후 당권 및 대선후보 경쟁에서 신주류와 비주류 간 팽팽한 세력 대결이 예상된다. 따라서 박 후보의 승리에 대해 '절반의 승리''상처 입은 승리'란 평가가 나오고 있다. 또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이해찬 당 대표_박지원 원내대표 역할분담론'에 대해 구시대적인 담합이란 비판이 비등했던 만큼 당 쇄신과 화합 등 적잖은 숙제도 남겼다.
박 후보는 이날 민주당 소속 의원 당선자 127명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실시된 경선 결선에서 67표를 획득해 60표를 얻은 유인태 후보를 제쳤다. 앞서 1차 투표에서는 박 후보가 49표, 유 후보가 35표, 전병헌 후보가 28표, 이낙연 후보가 14표를 얻었다.
박 후보가 나머지 세 후보의 '비(非) 박지원 연대'에도 불구하고 당선됨에 따라 친노와 호남 일부 세력 간 연대가 당내 신주류로 인정 받는 모양새가 됐다. 당 관계자는 "중립 성향의 의원들이 결국 강한 리더십을 위해 실세 그룹 간 연대를 택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 후보 측이 1차 투표에서 과반수를 넘을 것이라고 장담했던 것과 달리 49표를 얻는 데 그친데다 결선 투표에서도 7표차로 신승을 거둬 당내 비주류도 만만찮은 세를 모았다는 게 중론이다. 특히 경선 과정에서 '이_박 역할 분담론'에 대해 대선주자들까지 논란에 가세해 각 계파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양상을 빚었다. 박 후보는 문재인ㆍ이해찬 중심의 친노그룹 및 구민주계, 유인태 후보는 김근태계인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와 486 일부 및 손학규계의 지지를 각각 받았다. 또 전병헌 후보는 정세균계 및 호남 일부 세력의 지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팽팽한 경선 결과로 향후 당권 및 대선 경쟁에서도 특정 계파의 일방통행식 독주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많다. 대선 후보 경선 레이스에서 문재인 상임고문은 위기를 넘겼지만 그렇다고 유리한 고지를 차지했다고 장담할 수 없다. 이해찬 상임고문이 '역할 분담'에 따라 당권 도전에 나설지도 미지수다. 일각에서는 유인태 후보를 지원한 민평련이 만만찮은 힘을 보여줬다는 평가도 나온다. 고 김근태 상임고문이 이끌었던 민평련 소속 의원이 20여명에 이르지만 이들 가운데 대선주자가 없어 이들의 선택이 대선 후보 경선 구도의 변수가 될 수 있다.
내달 9일 예정된 전당대회까지 비상대책위원장도 겸직하게 된 박 신임 원내대표는 담합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 우선 계파 화합과 공정한 전당대회 관리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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