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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통합진보당/ 이정희 발언땐 "힘내세요" 박수…조사위원장엔 "개판됐다" 고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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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통합진보당/ 이정희 발언땐 "힘내세요" 박수…조사위원장엔 "개판됐다" 고함

입력
2012.05.04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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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를 조사하는 것입니까”(조준호 당 공동대표 겸 진상조사위원장)

통합진보당의 비례대표 부정 경선 진상조사위원회의 조사 결과와 후속 처리 방안 등을 논의하기 위해 4일 오후 2시부터 심야까지 국회에서 진행된 당 전국운영위원회 회의는 진상조사를 총괄한 조 공동대표를 겨냥하는 청문회 같은 분위기가 연출됐다. 당권파가 경선 과정의 문제점에 대한 조사가 부실하게 이뤄졌다는 점에만 초점을 맞춘 것이다.

이런 분위기는 공동대표단의 모두 발언부터 감지됐다. 이정희 공동대표가 울컥하며 진상조사위의 조사 결과를 수용할 수 없다고 밝히자 회의를 참관한 당원들 사이에선 우레와 같은 박수가 터져 나왔다. 공개로 진행된 회의에 참관한 당원들의 상당수는 경기동부연합을 비롯한 당권파였다. 이들 중 일부는 “대표님 힘내세요”라고 외치기도 했다.

반면 유시민ㆍ심상정ㆍ조준호 공동대표의 발언을 전후해선 회의장에 적막한 분위기마저 감돌았다. 특히 진상조사를 책임진 조 공동대표의 모두발언 직후 한 여성 당원은 “역사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소리쳤고, 일부 당원들은 거친 야유를 보냈다.

운영위원들의 요구에 따라 10여분 간의 정회를 거쳐 회의가 속개됐지만 분위기는 그대로였다. 유 대표가 “인터넷으로 회의가 생방송되고 있으니 방청객을 내보내고 진행하자”고 제안했지만, 회의 주재자인 이 대표는 “소란을 피우는 방청객을 내보내도록 하겠다”며 거절했다. 이 와중에 또 다시 방청객들이 야유와 고성을 지르자 유 대표는 자리에서 벌떡 이러나 “이게 뭐 하는 짓이냐”며 고함을 지르기도 했다.

본격적으로 회의가 시작되자 격한 분위기는 더욱 가열됐다. 먼저 당권파와 비당권파는 안건 순서 변경을 놓고 맞붙었다. 비당권파가‘비례대표 선거 진상조사위 결과 보고에 따른 후속 조치’안건을 현장에서 발의한 뒤 선순위 안건으로 배치할 것을 요구하자 당권파가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이 안건에는 ▦지도부 총사퇴 ▦비상대책위 구성 ▦경선을 통해 선출된 비례대표 14명 총사퇴 ▦선거관리자 당기위원회 제소 등 비당권파가 주장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기 때문이다.

이어진 당 진상조사위의 활동 경과 보고와 질의응답 과정은 이번 사태를 보는 당권파의 시각을 여실히 보여줬다. 조사위원들이 보고서 내용을 설명하는 동안 곳곳에서 “확인되지 않은 것을 왜 얘기하느냐”“너희 발표 때문에 당이 개판 됐다”“가능성과 의혹 제기는 그만하라”는 등의 고성이 터져 나왔다.

게다가 이 대표는 “진상보고서가 채택 여부를 결정할 안건은 아니지만 당원들이 내용에 대해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며 장시간 방청객들의 질문을 유도했고, 질문자로 나선 당권파 지지자들은 한결같이 보고서 내용이 부실하다거나 부정확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는 동안 김승교 선관위원장은 아예 “제대로 된 진상조사가 추가로 이뤄져야 하고 이를 위해 공정성과 중립성을 담보할 수 있는 인사들로 조사기구를 새로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총체적 부정∙부실 선거였다”고 규정한 진상조사위를 정면으로 부인한 것인데 방청석에선 큰 박수와 함성이 터져 나왔다. 한 비당권파 운영위원은 “도대체 이 광경을 지켜본 국민들이 무슨 생각을 할지 절망스럽다”고 고개를 저었다.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강윤주기자 k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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