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원전 중 유일하게 가동중인 홋카이도(北海道)의 도마리(泊) 원전 3호기가 5일 정기점검을 위해 가동을 중단한다. 1966년 원전시대를 연 일본이 1970년 당시 보유 중이던 원전 2기가 동시에 정기점검에 들어간 이후 42년 만에 원전 제로 상태를 맞게 됐다.
4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도마리 3호기는 지난 달 28일 출력을 낮추기 시작, 5일 오후 5시께 핵분열을 억제하기 위한 제어봉을 넣어 오후 11시께 발전을 중단한다. 원자로는 6일 오전 완전 정지하며, 7일 원자로 내 수온이 100도 이하로 내려가는 냉온정지 상태에 이른다.
일본에서는 지난해 3월 11일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 사고 이후 방사능 유출에 대한 불안이 확산됐고, 정기 점검 등을 위해 가동중단된 원자로의 재가동이 한 건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일본 정부는 원전 제로를 피하기 위해 도마리 3호기의 가동 중단에 앞서 후쿠이(福井)현 오이(大飯) 원전 3, 4호기를 재가동하려 했으나 지자체와 주민의 반발로 난항을 겪고 있다. 나머지 원전도 주민 반대가 심해 연내 재가동 여부가 불투명하다.
전체 전력의 30% 가량을 충당해온 원전이 올스톱하면서 일본의 향후 전력 운영에 난항이 예상된다. 원전 의존도가 가장 높았던 간사이지역은 이번 여름 15%, 도쿄 등 수도권지역은 13% 정도 전력 부족이 예상된다.
일본은 대체 에너지 확보 차원에서 화력발전을 늘리고 있는데 이 때문에 석유 및 액화천연가스(LNG) 수입에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 무역적자를 유발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반면 탈원전국가로 거듭날 기회라는 지적도 있다. 한 전문가는 “지난해 여름 수도권에 15%의 절전을 강요하는 전력사용제한령을 발동했으나 큰 불편이 없었다”며 “원전 가동 없이도 여름을 슬기롭게 보낼 수 있다면 향후 탈원전 바람이 더욱 강하게 불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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