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위 D램 반도체 생산업체인 일본의 엘피다가 미국 마이크론사로 넘어가게 됐다.
4일 실시된 엘피다(파산보호중) 매각을 위한 2차 입찰에서 미국 마이크론이 중국ㆍ미국 연합펀드를 제치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고 NHK등 일본 언론들이 전했다. 마이크론은 인수가격으로 약 2,000억엔을 제시했으며, 히로시마 공장 등 모든 생산거점과 고용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1차 입찰을 통과했던 SK하이닉스는 이날 이사회에서 입찰 불참 결정을 내렸다. 공동대표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엘피다 인수는 전략적으로 가치가 있느냐 없느냐가 중요한데 전략적으로 유리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당초 하이닉스는 엘피다 인수를 통해 세계 D램 반도체시장을 삼성전자와 양강 구도로 재편할 계획이었다. 작년 말 현재 하이닉스의 D램 시장점유율은 23%로, 엘피다(13.1%)를 인수하면 점유율이 36%대로 높아져 1위인 삼성전자(42.2%)에 근접할 수 있었다. 하지만 2조원이 넘는 막대한 인수자금에 부담을 느꼈으며, 한때 추진했던 일본 도시바와 연대협상마저 결렬됨에 따라 결국 2차 입찰을 포기하게 됐다.
세계 랭킹 4위인 마이크론이 엘피다를 최종 인수하면 시장점유율이 25%로 높아져 하이닉스와 치열한 2위 싸움을 벌이게 된다. 시장판도 역시 1강(삼성전자)-2중(마이크론 SK하이닉스) 체제로 재편돼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허재경기자 ricky@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