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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이종욱 WHO 사무총장 6주기… 전기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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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이종욱 WHO 사무총장 6주기… 전기 출간

입력
2012.05.04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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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이종욱 박사. 2003년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에 올라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선출직 유엔기구 수장이 됐던 인물이다. '세계의 보건 대통령',

'한국인 슈바이처' 등으로 알려지긴 했지만, 그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제대로 알려지기도 전에 세상을 떠난 때문이다. 2006년 61세를 일기로 별세한 그가 책을 통해 세상 사람들과 만나게 됐다.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KOFIH)은 고 이 전 총장 6주기에 맞춰 전기가 출간된다고 4일 밝혔다. WHO와 KOFIH가 전기 출간 예산을 절반씩 부담했다. WHO 예산으로 개인의 전기가 나오기는 처음이며, WHO 수장으로서도 역시 최초다. 정경희 KOFIH 협력지원부장은 "2008년 WHO와 업무협약으로 구체화 한 전기 출간 계획이 4년 만에 결실을 보게 됐다"며 "이달 영문판을 시작으로 한국어로도 연내에 소개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 전 총장은 1983년 남태평양의 섬나라 피지에서 한센병 관리책임자로 근무하면서 WHO에 합류했다. 94년 WHO 본부로 자리를 옮겨 예방백신사업국장 및 세계아동백신운동 사무국장, 백신국장, 결핵국장 등을 거치면서 세계의 질병과 싸웠다. WHO 사무총장에 선출된 뒤 쉴 틈 없이 일에 몰두했던 그는 코피 아난의 뒤를 이을 차기 유엔 사무총장의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으나, 2006년 5월 22일 뇌졸중으로 쓰러져 세상을 떠났다.

전기 출간엔 10만달러(약 1억1,300만원)의 제작비가 들어갔다. 영문판으로 만들어졌으나, 곧 한국어 번역판도 나올 예정이다. 정 부장은 "WHO는 전자책 형태로도 출간할 계획이어서 보다 많은 사람들이 고인의 삶을 들여다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기는 영국인 스몬드 에이버리(67)가 썼다. 케임브리지 트리니티대 출신으로 이 전 총장과 동갑인 그는 고인이 사무총장 재직 때 정책자문ㆍ연설문 담당관을 지냈다. 에이버리는 미리 공개한 서문에서 "장례식 다음날 그의 전기 집필을 요청하는 메일을 받았는데, 고인과의 우정을 이어갈 수 있다고 판단해 선뜻 응했다"고 밝혔다. 에이버리는 또 "고인은 일기를 쓰지 않았고 편지를 즐겨 쓰는 편도 아니었다. 저술도 한센병 전문가로 활동하던 초기에 공동저자로 참여한 논문 2,3편이 전부였다"고 했다. 전기 집필에 필요한 자료 수집이 어려웠음을 내비친 대목이다.

실제 이 전 총장 관련 기록은 많지 않다. '이종욱기념사업'을 이끌고 있는 정 부장은 "고인은 빈촌을 누비는 활동가였지 책상에 앉아 있던 연구가가 아니었다"며 "그의 기록들이 쏟아지려던 참에 세상을 떠난 것이 안타까울 뿐"이라고 했다. 고인의 아들 충호씨도 "아버지는 행동하는 분이셨다. 모험을 좋아해서 더 많이 경험하고, 더 많이 보고, 더 많이 행동했다"고 회고한 바 있다

전기는 고인의 어린 시절과 성장과정, WHO에 합류해 피지와 필리핀 마닐라 등 남서태평양지역에서 활동하던 시기, 제네바 WHO 본부에서 사무총장의 자리에 오르기까지의 과정과 활동 내용 등 세 부분으로 나눠져 있다. 260쪽 분량으로 생전 그의 활동 사진도 들어있다.

전기 출간 기념회는 22일 제네바 유엔유럽본부에서 열린다. WHO 연례총회 기간에 열리는 영문판 출간 기념회에는 미망인 가부라키 레이코(67) 여사, 마거릿 찬 WHO 사무총장, 임채민 보건복지부 장관, 한광수 KOFIH 총재 등이 참석한다. 고인이 사무총장 재직 당시 에이즈국장을 지낸 김용 세계은행 총재도 자리를 함께 할 예정이었으나 바쁜 일정 탓에 무산됐다.

정 부장은 "에이버리가 고인의 형제와 부인을 인터뷰한 뒤 재구성한 어린 시절과 성장과정의 내용도 흥미롭지만, WHO 합류 뒤 어떻게 사무총장의 자리에까지 올랐는지와 함께 국제기구 내부의 활동상과 세세한 흐름을 들여다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기구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는 젊은이들에게도 도움이 될 거라고도 했다.

정민승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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