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 당권파가 비례대표 부정 경선 파문과 관련해 비당권파에게 '정치적 거래'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3일 복수의 통합진보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경기동부연합을 주축으로 한 당권파 측에서 국민참여당 계열과 진보신당 탈당파 등 비당권파에게 "더 이상 비례대표 당선자들의 거취 문제를 거론하지 않을 경우 이정희 공동대표가 사퇴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한 당권파 당직자는 "이 대표의 경우 정치적ㆍ도의적 책임 차원에서 사퇴할 수 있겠지만 비례대표 당선자들의 거취는 좀 더 신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당권파 책임론이 거론되면서 이 대표와 비례대표 당선자들의 동반 사퇴 요구가 나오는 데 대한 대응 차원이다.
여기엔 이 대표가 이미 "정치적ㆍ도의적 책임을 지겠다"고 밝힌 데다 어차피 다음달 3일 새 지도부가 구성되기 때문에 명분과 실리 측면에서 별반 손해 볼 게 없다는 셈법도 담겨있다.
당권파는 당내에서 부정 선거 의혹이 일파만파로 확산되던 지난달 25일에도 정치적 타협을 시도했다. 경기동부연합의 핵심으로 알려진 한 비례대표 당선자가 직접 유시민 공동대표를 만나 당 지휘봉을 잡을 것을 건의하면서 당직 인선 과정에서 당권파의 지분을 보장해달라고 요구했다고 한다.
한 당직자는 "당권파가 이 대표 사퇴 카드까지 꺼낸 건 유 대표를 직접 만났던 비례대표 당선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며 "근본적 대책 마련 없이 정치적으로 타협하려 했다간 국민적 비난을 잠재우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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