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마지막 달동네'인 백사마을이 저층 주거지를 보전하는 방식으로 재개발된다. 전면철거 후 획일적으로 아파트를 세우던 방식에서 벗어나 저층 주거지를 보전하면서 신규로 아파트 건립을 병행하는 재개발 방식이 처음으로 도입됐다. 이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인간답게 살 권리'를 보장하겠다는 시정 철학이 반영된 첫 사례이기도 하다.
서울시는 2일 제8차 도시계획위원회에서 노원구 중계본동 30-3번지 일대 백사마을 주택재개발 구역 18만8,900㎡ 중 4만2,773㎡를 저층 주거지 보전구역으로 변경한 정비계획변경안을 조건부 가결했다고 3일 밝혔다. 위원회는 주거지 보전구역 입구에 주차장 확보, 백사마을 기록화 등을 조건으로 심의안을 통과시켰다.
저층 주거지 보전구역은 '유네스코 역사마을 보전원칙'에 따라 기존 지형, 골목길, 원래 필지를 기존 마을의 형태를 유지하면서 354동의 건물을 리모델링하거나 신축해 다양한 임대주택 유형이 들어서게 된다. 또 이번 결정으로 9만6,587㎡ 부지에 7~20층 1,720세대의 신규 아파트도 들어서 백사마을은 1960~70년대의 옛 마을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면서 현대식 아파트가 공존하는 모습을 갖추게 됐다. 또한 저층 주거지 주거보전구역에는 백사마을 원주민 969세대 전원이 재개발 이후에도 임대주택에 재정착이 가능하게 됐다. 김성환 노원구청장은 "다른 재개발 지역의 원주민 재정착률이 통상적으로 20% 이하였던 것에 비하면 재정착률이 높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백사마을은 1960년대 말 서울 도심개발로 청계천 등에서 이주한 철거민이 정착해 형성된 곳으로 현재 1,170개동 1,653세대가 거주하고 있는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이다.
또 도시계획위원회는 이날 신도림 239번지 일대 준공업지역 19만7,565㎡에 대한 도시환경 정비구역 결정안도 조건부 가결시켰다. 구로구 도림천역 일대는 영세한 기계ㆍ금속 공장들과 노후한 주택이 밀집해 있는 대표적인 주거ㆍ공업 혼재지역이다. 위원회는 당초 고층으로 제안한 안양천변을 주변 경관을 고려해 낮출 것을 조건으로 결정안을 통과시켰다. 계획안에 따르면 산업부지 22.7%, 공동주택부지 51.7%, 기반시설 25.6%가 조성된다. 2,700여세대가 공급될 예정이며 이 중 80% 이상이 전용면적 85㎡ 이하의 중소형으로 건설된다. 또 장기전세주택을 포함한 임대주택 500여세대가 공급된다.
한편 개포동 구룡마을 도시개발구역 지정안은 보류됐다. 구룡마을 도시개발구역 지정안은 27만9,085㎡에 현재 거주민을 위한 임대주택과 학교, 문화ㆍ노인복지시설, 공공청사 등을 조성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위원회는 구역계 설정 등과 관련된 소위원회를 구성해 현장 답사와 심층 논의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이와 같은 결정을 내렸다.
안아람기자 onesh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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