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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56억원의 '절규' 뭉크作, 피카소 제치고 미술품 경매 최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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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56억원의 '절규' 뭉크作, 피카소 제치고 미술품 경매 최고가

입력
2012.05.03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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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의 표현주의 화가 에드바르트 뭉크(1863~1944)의 대표작 '절규'가 세계 미술품 경매 사상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웠다.

2일 미국 뉴욕 소더비에서 진행된 경매에서 '절규'가 역대 최고액인 1억1,992만달러(1,356억원)에 낙찰됐다고 AP통신 등 외신이 전했다. 이전까지 최고액은 2010년 5월 크리스티 경매에서 파블로 피카소(1881~1973)의 '누드, 녹색 잎과 상반신'이 세운 1억650만달러였다.

5,000만달러에서 시작한 경매가는 순식간에 1억달러를 넘어섰고 12분만에 1억1,992만달러에 낙찰됐다. 구매자의 신원은 알려지지 않았다.

이날 경매에 나온 작품은 동명의 '절규' 4점 중 유일하게 개인이 보관하고 있던 것으로 뭉크가 1895년 파스텔로 그린 작품이다. 다른 세 점과 달리 뭉크가 작품 프레임에 영감을 표현한 시를 직접 써 둔 것이 특징이다. 뭉크는 이 시에서 "거리를 걷다 불안에 떨며 멈춰 섰고 자연을 통해 울리는 끝없는 비명 소리를 느꼈다"고 썼다.

몸과 얼굴이 'S'자로 비틀어진 인물이 핏빛 노을을 등지고 소리치는 모습은, 다섯 살 때 어머니를 여의고 9년 뒤 누이마저 잃은 뭉크 자신의 공포와 슬픔을 투영한 동시에 인간 내면의 고통과 불안을 표현한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뭉크는 심리적 불안과 공포 등을 화폭에 적극 표현한 까닭에 '치유의 화가'로도 불린다.

경매에 작품을 내놓은 사람은 노르웨이 사업가 페테르 올센으로, 그의 아버지 토마스 올센은 뭉크의 친구이자 후원자였다. 그는 2차 세계대전 이후 나치 정권 하에서 뭉크의 작품을 지키기 위해 이웃 헛간에 숨겨두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절규' 연작의 나머지 세 점은 현재 노르웨이 국립박물관에 소장돼 있다. 이 중 두 점은 1994년과 2004년 도난 당했다가 되찾은 것이다.

올센은 "평생을 이 작품과 함께 해 오며 힘과 에너지를 얻었다"며 "이제는 다른 사람에게도 소유할 기회를 줄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올센은 경매 수익금을 뭉크가 살았던 마을에 박물관과 미술관, 호텔 등을 짓는 데 사용할 예정이다.

이성기기자 hangi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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