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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적 조류독감 논문, 논란끝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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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적 조류독감 논문, 논란끝 발표

입력
2012.05.03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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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 여부를 놓고 수 개월 동안 논란이 일었던 조류독감 바이러스 관련 논문이 2일 영국의 과학 전문지 네이처에 실렸다. 미 국립보건원은 치명적 무기로 악용될 수 있다는 이유로 논문 발표를 반대해왔으나, 백신 개발에 따른 잠재적 이익이 크다는 판단에 따라 논문 게재를 인정했다.

3일 마이니치(每日)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도쿄대 의과학연구소팀과 미국 위스콘신대 연구팀은 'H5NI'로 알려진 조류독감 유전자 중 표면단백질 헤마글루티닌(HA)을 만드는 핵심 유전자를 조작, 여러 개의 변종바이러스를 만들었다. 연구팀은 "이 바이러스를 인간과 가장 비슷한 호흡기를 가진 것으로 알려진 포유동물 흰담비에 주입해 인위적으로 감염시킨 뒤 건강한 흰담비 6마리와 함께 일주일 가량 지내도록 했다"며 "일주일 만에 4마리가 감염됐고 2마리는 항체가 생겼다"고 밝혔다. 연구를 주도한 가와오카 요시히로(河岡義裕) 도쿄대 교수는 "이는 치사율이 높은 AI가 조류가 아닌 사람을 매개로 전파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나타낸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와오카 교수는 "중동과 아시아의 야생지역에서 이미 전염성이 강한 변형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발생했다"며 "세계 각국의 H5N1 백신 비축에 관한 정책을 다시 짤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조류독감에 대한 상식을 뒤엎는 이 연구논문은 자칫 세상에 공표되지 못하고 묻힐 뻔 했다. 변종 바이러스 제조법이 공개되면 핵무기에 버금가는 테러 무기로 악용될 소지가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고 연구기금을 지원한 미 국립보건원도 치명적 생물무기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인정, 논문게재를 반대했다. 이 때문에 지난해 8월로 예정된 논문게재는 백지화했다.

하지만 가와오카 교수는 "보건당국 관리들이 변형 조류독감 바이러스에 관해 알고 있다면 전염 위험이 있는 바이러스 출현에 대한 보다 적절한 예방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설득에 나섰다. 네이처의 요청을 받은 한 보안기관도 "테러 위협보다는 백신개발을 위한 잠재적 이익이 더 크다"고 지적했고 미 국립보건원도 실보다 득이 많다고 판단, 3월말 논문게재를 허가했다.

공개를 놓고 찬반 논란이 일었던 또 다른 논문도 곧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과학저널 사이언스는 조류독감 바이러스 전염 경로를 밝혀내 공개가 보류된 네덜란드 에라스무스 메디컬센터 론 포우치어 박사의 조류독감 관련 논문을 접수했으며 검토 과정에서 문제가 없으면 곧 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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