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룸살롱 황제' 이경백(40)씨의 뇌물 리스트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 김회종)는 2일 이씨에게서 수천만원대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서울 강남경찰서 논현지구대장을 지낸 강모 경감 등 전ㆍ현직 경찰관 3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강남경찰서 여성청소년계에서 근무했던 정모 경위 등 경찰관 3명을 이날 구속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단속정보 제공 및 사건무마 청탁 명목으로 이씨로부터 정기적으로 모두 1억5,300만원을 받은 혐의다. 이번 사건으로 체포되거나 구속된 경찰관은 13명으로 늘어났으며, 검찰은 도주한 2명을 추적하고 있다.
특히 검찰은 조현오 전 경찰청장이 서울경찰청장으로 재직할 당시인 2010년 실시됐던 감찰 과정에서 경찰관들 사이에 금품이 오간 단서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씨에게서 뇌물을 받은 경찰관들이 감찰 무마 대가로 감찰부서에 돈을 전달했는지, 사전에 감찰을 막기 위해 금품을 건넸는지 살펴보고 있다. 검찰은 또 비리 경찰관들에 대한 계좌추적 과정에서 유흥업소 관련 부서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금품이 전달된 정황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씨 관련 뇌물 수사는 물론 경찰의 상납 관행과 감찰 무마, 인사청탁 의혹 등을 모두 들여다볼 방침"이라며 강남권역의 다른 경찰 지구대로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강조, 파장이 예상된다. 검찰 관계자는 '이씨에 대한 검찰 수사는 과거 경찰이 이씨를 구속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조현오 전 경찰청장의 주장에 대해 "경찰의 비호가 없었다면 지금의 이경백은 없었을 것"이라며 불쾌한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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