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27일 인터넷 상에 한 스마트폰의 디자인(사진)이 돌기 시작했다. 외양뿐 아니라 각종 기능 및 사양에 대한 정보가 자세히 들어있었다. 삼성전자의 차세대 스마트폰인 갤럭시S3에 대한 것이었다.
삼성전자는 발칵 뒤집어졌다. 갤럭시S3는 삼성전자가 애플이 내놓을 아이폰5에 맞서 야심 차게 준비해온 제품. 갤럭시S3에 대한 정보는 오래 전부터 인터넷에 돌곤 했지만 어디까지나 '추정'이었을 뿐이었는데, 이번에 등장한 디자인과 사양정보는 실제 제품과 너무도 똑같았다. 글로벌 론칭을 코앞에 두고 '철통보안'을 유지해왔던 삼성전자로선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
삼성전자는 즉각 전면적인 내사에 들어갔다. 그 결과 중국 삼성 소속 직원(한국인) 한 명이 갤럭시S3의 외양과 기능정보를 현지 업체에 팔아 넘긴 것으로 드러났다. 한 소식통은 2일 "최근 삼성전자가 내사를 통해 중국 삼성 직원이 돈을 받고 갤럭시S3에 대한 정보를 유출한 혐의를 확인한 것으로 안다"면서 "이 문제 때문에 경영진이 격노했으며 상당한 문책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외부로 빠져나간 세부사양을 보면 갤럭시S3는 최신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아이스크림 샌드위치)에, 기존 3세대 이동통신 보다 2배 가량 빠른 초당 14.4메가바이트(Mb) 속도로 자료 받기가 가능한 고속패킷접속플러스를 탑재했다.
삼성전자는 철저한 보안을 유지했던 차세대 제품사양이 유출된 점, 더구나 내부 직원 소행이란 점에 큰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지난 2월 스페인에서 열렸던 모바일 월드콩그레스(MWC) 행사에서 공개할 예정이었지만 "일찍 공개하면 경쟁사에서 다 베낀다"(최지성 부회장)면서 시기를 늦췄을 정도다.
갤럭시S3 공개행사는 3일(현지시간) 저녁 영국 런던에서 열리며, 경쟁제품인 애플의 아이폰5는 내달 선을 보일 예정이다.
허재경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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