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중국이 하나의 시장으로 가기 위한 대장정의 첫 걸음을 뗐다.
박태호 통상교섭본부장은 2일 베이징(北京) 중국 상무부 청사에서 천더밍(陳德銘) 상무부장(장관)과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개시를 공식 선언했다.
두 사람은 성명에서 "조속한 시일 내 제1차 협상회의를 열고 상품무역, 서비스, 투자 등 분야별 협상지침을 먼저 타결한 뒤 이를 바탕으로 전면 협상에 착수할 것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최석영 FTA 수석대표는 "민감한 품목군의 처리에 합의하는 1단계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는 한 2단계 협상을 하지 않겠다는 의미"라며 "농수축산물 등 민감한 품목을 보호하기 위한 사전 안전 장치가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제1차 회의는 이르면 이달 중 열린다.
양국 통상장관은 또 한중 FTA에 양국이 지정하는 한반도 내 역외가공지역 관련 조항을 포함시키기로 합의, 개성공단 등 북한에서 생산된 한국 기업 제품을 중국으로 수출할 때도 특혜관세를 부여받게 됐다. 한국이 FTA 협상 개시 전 상대국과 한반도 내 역외가공지역 특혜관세 부여에 합의한 것은 처음이다.
박 본부장은 이날 "한중 FTA는 중국 내수시장 공략과 미래성장 동력 확보라는 경제적 효과뿐 아니라 수교 20주년을 맞은 양국의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강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박 본부장의 긍정적 전망과 달리, 중국의 농축수산물과 저가 경공업 제품이 밀려와 농어촌 경제와 중소기업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점에서 한중 FTA는 '양날의 칼'로 평가되고 있다.
중국이 경제적 고립에서 벗어나고 특히 아시아에서 영향력 확대를 꾀하는 미국의 공세에 대응하기 위한 수단으로 추진한다는 점에서 한중 FTA는 한층 복잡한 성격을 갖는다는 분석도 나온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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