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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능 이겨내고 있는 체르노빌의 자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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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능 이겨내고 있는 체르노빌의 자연

입력
2012.05.02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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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밤 11시 10분 EBS '다큐 10+'에서는 '원전사고 26년 후, 체르노빌의 늑대들'을 방송한다. 1986년 4월 26년 구 소련 남서부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 제4호 원자로 방사능 누출 사고 이후 26년이 지난 뒤 피해 지역의 생태계를 살펴 보는 다큐멘터리다. 사고 당시 체르노빌에는 2차 세계대전 때 일본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자탄 100개와 맞먹는 방사능이 누출됐다. 원전 주변지역은 상상을 초월하는 피해를 입었고, 방사능 오염지역은 아직도 당국의 허가를 받은 뒤 몇 차례 검문을 거쳐야 들어갈 수 있다.

20세기 초만 해도 체르노빌은 녹음이 우거지고 습지에 둘러싸인 강변도시였다. 평온한 소도시였던 체르노빌이 변한 것은 1920년대부터 구 소련이 대규모 개발 사업을 시작하면서부터. 습지 배수와 벌목이 국가적인 규모로 진행됐고 집단농장이 들어섰다. '프리퍄티'라는 신도시와 원자력 발전소도 건설됐다.

1986년 원전 사고로 체르노빌은 전혀 다른 도시로 변해버렸다. 프리퍄티는 유령도시가 됐고 43만 주민이 집을 떠났다. 인간이 모두 떠나가자 자연이 그 자리를 차지했다. 26년이 지난 지금 체르노빌은 황무지가 아닌 다시 우거진 숲이 되었다. 방사능은 토양에 스며들고 나무와 동물의 몸에 축적됐지만, 자연은 이를 이겨내며 스스로를 복원하고 있다.

생태계의 최상위포식자인 늑대가 활기차게 살아가고 있다는 것은 야생 복원이 얼마나 잘 됐는지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늑대 외에도 흰꼬리수리, 곰, 말코손바닥사슴, 수달 그리고 갖가지 물새와 양서류, 맹금류가 살고 있다. 야생 복원을 촉진하기 위해 풀어놓은 들소, 야생마도 순조롭게 적응해가고 있다. 방사능 오염지역의 다양한 동식물을 연구하는 학자들도 만나본다.

고경석기자 kav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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