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극우정당 국민전선의 마린 르펜 대표가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의 '구애'를 끝내 거절했다. 프랑스 대선 1차투표에서 18% 가까운 득표율로 3위를 차지한 르펜은 집권 대중운동연합 후보인 사르코지와 프랑수아 올랑드 사회당 후보가 맞붙는 6일 결선투표의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르펜은 1일 파리 오페라극장에서 열린 국민전선 모임에서 "결선에서 백지투표를 할 것"이라며 "올랑드와 사르코지 둘 다 여러분을 구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지지자들에게 "나는 선택을 했으니 여러분도 양심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고 말했다.
결선투표 지지율에서 올랑드에 약 8%포인트 밀리고 있는 사르코지는 르펜의 지지층을 흡수하기 위해 안간힘을 써왔다. 1일 라디오 인터뷰에서도 극우파의 최대 관심사인 이민자 문제를 꺼냈다. 사르코지는 "우리의 사회통합 정책이 기능을 못하는 이유는 통합을 하기도 전에 새로운 사람들이 들어오기 때문"이라며 "너무 많은 이민자를 받아들여 사회통합 시스템이 마비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르펜이 지지 거부의사를 공식화함으로써 사르코지의 노력은 허사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전문가들은 사르코지가 재선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1차투표에서 르펜이 얻은 표의 80%를 흡수해야 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여론조사 결과 르펜을 뽑은 사람 중 사르코지를 찍겠다고 답한 사람은 44%에 그쳤다.
류호성기자 r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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