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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남미 정부들에 잇달아 수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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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남미 정부들에 잇달아 수모

입력
2012.05.02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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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남미대륙에서 광대한 식민지를 경영하던 스페인이 남미 정부로부터 잇달아 수모를 당하고 있다. 지난달 아르헨티나가 스페인 에너지 기업에 대한 강제 국유화를 선언한 데 이어 이번에는 볼리비아가 스페인 소유 송전회사를 국유화하겠다고 나섰다. 아르헨티나와 볼리비아는 16~19세기 스페인의 식민지였다.

AFP통신에 따르면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은 1일 스페인 전력회사 레드 일렉트리카(REE)의 자회사 트랜스포르타도라 데 엘렉트리시다드(TDE)의 지분 99.94%를 몰수하고 TDE에 군병력을 파견키로 했다고 밝혔다. 1997년 곤살로 산체스 데 로사다 정권 시절 민영화된 TDE는 남미 송전선의 4분의 3을 확보하고 있는 대규모 회사다.

볼리비아가 강제 국유화 조치의 이유로 든 것은 TDE가 볼리비아 경제에 도움을 주지 못했다는 것. 모랄레스 대통령은 이날 "TDE가 민영화 이후 16년 동안 투자한 금액은 8,100만달러(912억원)에 불과하다"고 질타했다. 나머지는 스페인 회사 이익으로 흘러 들어갔다는 것이다.

보유 주식을 헐값으로 몰수당할 처지에 놓인 REE는 스페인 정부가 20%의 지분을 보유한 회사여서 양국 정부 간 심각한 외교마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볼리비아 주재 스페인 대사 라몬 산토스는 "볼리비아의 국유화 조치는 양국간 불신을 유발할 수 있는 부정적 메시지"라고 비판했다.

앞서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지난달 16일 스페인 석유기업 렙솔의 자회사 YPF를 국유화하는 조치를 발표해 스페인 정부의 거센 비판을 받았다. 그러나 스페인의 항의와 "투자가 줄어들 것"이라는 서방기업들의 경고에도 불구, 아르헨티나 상원은 최근 YPF 국유화 법안을 압도적인 찬성으로 통과시켰다.

이영창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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