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핵실험을 준비하고 있는 북한은 연간 40㎏의 고농축우라늄 생산능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9~12기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핵물질을 보유하고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하지만 이를 장거리탄도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는 소형화ㆍ탄두화능력은 갖지 못한 것으로 핵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풍부한 우라늄과 인프라
북한 핵능력의 원동력은 풍부한 우라늄 자원이다. 북한의 우라늄 매장량은 2,600만톤이고 가채량(可採量)은 400만톤에 달한다. 2010년 기준으로 전세계 우라늄 공급량이 연간 7만1,000톤 정도인 것에 비하면 상당한 양이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우라늄 자원량이 북한을 제외한 전세계 우라늄 자원량의 5∼6배 규모이고 순도도 높아 경제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북한은 핵개발 인프라도 일찌감치 구축했다. 1965년 평양 북방 92㎞의 영변에 2메가와트(MW) 규모의 소형 연구용 원자로를 도입한 이래, 1989년부터는 사용후 핵연료에서 핵무기 원료인 플루토늄을 추출할 수 있는 방사화학실험실(재처리시설)도 가동하고 있다. 현재 북한 전역에는 원자력발전소, 원자로, 재처리시설 등 20여 곳의 핵관련 시설이 산재하고 있으며 관련 전문인력도 3,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9~12기 만들 핵물질 보유 추정
북한이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핵물질을 얼마나 보유하고 있는지가 가장 큰 관심사다. 북한은 영변의 재처리시설을 3차례(2003년 2005년 2009년) 가동해 40㎏ 이상의 플루토늄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핵무기 1기(基) 제조에 약 6㎏의 플루토늄이 쓰이는 점을 감안하면 6~7기의 핵무기를 제조할 수 있는 셈이다.
플루토늄과 함께, 북한은 비교적 적은 전력과 소규모 시설로 얻을 수 있는 농축우라늄(HEU) 연구도 병행해왔다. 북한은 2009년 9월 농축우라늄 추출에 성공했다고 주장했고, 2011년 11월에는 방북한 미국의 핵 전문가 지그프리드 해커 박사를 통해 핵무기 1기 생산능력에 해당하는 1,000여대의 현대식 원심분리기를 공개한 바 있다. 북한은 현재 영변에 2,000대 이상의 현대식 원심분리기를 가동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핵 전문가들은 "이정도 규모의 시설이라면 연간 40㎏의 농축우라늄을 확보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르면 2009년 3월, 늦으면 2010년 말부터 우라늄 농축시설을 가동했을 경우 북한은 현재 60~100㎏의 농축우라늄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우라늄 핵무기 1기를 만드는데 농축우라늄 20㎏ 정도가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북한은 3~5기의 핵무기를 만들 농축우라늄을 갖고 있는 셈이다.
김종선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은 2010년 말부터 영변지역에서 농축우라늄 시설을 가동해 현재 40~60㎏의 농축우라늄을 추출했을 것"이라며 "그러나 농축우라늄 공장은 규모가 작아도 되는 만큼 제3의 장소에서도 원심분리기를 가동해 농축우라늄을 얻고 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원심분리기 1,000대가 가동중인 영변 핵시설의 규모는 180평 정도로 소형공장 규모에 불과하다.
미사일에 실을 소형화 능력은 한계
전문가들은 북한이 핵무기의 원료는 확보하고 있지만 장거리탄도미사일에 실을 수 있을 정도의 소형화에는 기술적 한계를 갖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장거리탄도미사일에 탑재하려면 핵탄두의 무게가 1,000㎏ 이하, 직경 90㎝ 이하여야 하는데 북한이 제조할 수 있는 핵탄두는 4~5톤 수준으로 보고 있다. 서균렬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북한이 제조할 수 있는 핵무기는 전투기에 탑재해 떨어뜨릴 수 있는 정도의 수준"이라며 "1,2차 핵실험의 파괴력도 재래식 폭탄 정도에 불과했던 만큼 아직도 북한의 핵기술은 한계가 명확하다"고 말했다. 북한은 플루토늄을 사용한, 파괴력이 뛰어난 내폭형(implosion) 기폭장치 개발 기술능력이 핵선진국에 비해 크게 뒤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핵실험이 실제로 이뤄지면 지진파, 공중음파, 방사능핵종(제논, 크립톤 등 핵실험시 유출가스), 수중음파 탐지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173개의 지진관측소와 7곳의 음파관측소, 5대의 방사능핵종 탐지기 등을 통해 핵실험 징후를 감시하고 있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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