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스카이라인을 완전히 바꿔놓을 초고층 마천루 경쟁에 불이 붙었다. 사업비 30조원이 넘는 단군 이래 최대 개발 프로젝트인 서울 용산국제업무지구 23개 빌딩 디자인이 최종 확정되는 등 100층 이상 건물의 개발이 속력을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 시행자인 용산역세권개발㈜은 2일 개발 프로젝트 계획설계(SD) 발표회를 갖고 23개 초고층 빌딩의 최종 디자인을 확정ㆍ공개했다.
백미는 지상 111층(높이 620m) 규모로 용산역세권개발의 랜드마크가 될 '트리플 원'이다. 국내 최고층이자, 두바이의 부르즈칼리파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트리플 원'은 바람의 영향을 최소화하도록 원추형으로 디자인됐다. 이탈리아 건축가 렌조 피아노가 설계한 이 건물의 최상부(103~111층)에는 전망대와 옥상공원, 레스토랑 등이 배치되고, 공연이 가능한 1,200석 규모의 컨퍼런스홀이 들어선다.
업무시설의 핵심역할을 수행하게 될 하모니타워(47층ㆍ243m), 블레이드타워(56층ㆍ293m), 다이아고널타워(64층ㆍ362m) 등은 에너지절감형으로 디자인됐다.
국내에 처음으로 도입되는 '아카데미 오피스'(25층ㆍ160m)는 교육과 업무, 스포츠, 문화활동을 한 곳에서 할 수 있는 복합시설로 건설되고, 지상 88층(437m)ㆍ77층(378m) 2개동으로 구성된 '부티크 오피스텔'은 전통 처마와 기와를 형상화해 전통의 미를 뽐낸다.
주거용 빌딩으로는 9ㆍ11 테러 장면을 연상시킨다는 논란을 빚었던 '더 클라우드'(56ㆍ61층, 243ㆍ268m)를 비롯해'스카이워크타워'(52층ㆍ333m)와 '팬토미니엄'(59층ㆍ320m)이 들어서고, 6성급 호텔과 고급 레지던스가 들어설 랜드마크호텔(72층ㆍ385m)은 로비를 최상층에 두는 독특한 실내ㆍ외 디자인을 선보인다. 용산국제업무지구의 지하 공간은 삼성동 코엑스몰의 6배에 이르는 세계 최대 규모의 쇼핑몰로 탈바꿈한다.
용산역세권개발㈜은 올 9월까지 기본설계를 완료하고, 2016년말 완공을 목표로 내년 상반기 중 건축허가와 함께 착공할 계획이다. 특히 서부이촌동 주민들에 대한 보상계획과 이주대책도 이달 안으로 서울시와 협의를 마치고 최종안을 확정 발표할 계획이다.
100층 이상 초고층 경쟁을 벌이고 있는 다른 사업들의 추진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잠실 롯데월드타워(123층ㆍ555m)는 인허가 과정만 15년이 걸리며 난항을 거듭했지만 지난해 건축허가를 받은 후 공사가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현대차그룹이 뚝섬 서울숲 일대에 추진중인 '글로벌 비즈니스센터'(110층ㆍ540m)도 최근 정부가 주거ㆍ준공업지역으로 묶인 곳을 복합개발이 가능한 상업지역으로 바꿀 수 있도록 허용하면서 사업추진에 가속도가 붙었다. 서울시와 세부 내용에 대해 협의 중이며 인허가가 나는 대로 착공에 들어갈 전망이다.
반면 133층(640m)으로 건립하려던 상암DMC 랜드마크빌딩 사업은 휘청거리고 있다. 최근 사업시행자가 70층까지 낮추자는 의견을 제기하면서 당초 서울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를 짓겠다는 서울시와 사업자의 계획이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전태훤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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