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간 재야에서 펼쳐온 (민주화를 위한) 우리의 의무를 이제 의회 안에서 펼치겠다.”
미얀마 민주화 운동 지도자 아웅산 수치(66)가 2일 의회에 등원해 의원 선서를 마쳤다.
AP통신은 수치와 그가 이끄는 야당 민주주의민족동맹(NLD) 의원 34명이 수도 네피도의 의사당에서 열린 선서식에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수치와 NLD는 지난달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45개 선거구 중 43곳에서 승리했다. 하지만 군부가 제정한 헌법을 수호한다는 내용의 의원 선서를 문제 삼아 지난달 23일 예정됐던 의회 등원을 미뤄왔다.
1일 양곤의 자택에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만난 수치는 “폭력사태 없이 목적을 달성하려면 유연한 자세가 필요하다”며 “야당을 지지해준 국민의 뜻을 존중해 의회에 등원하겠다”고 입장을 바꿨다.
하지만 수치와 야당의 의회 입성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의석 수가 너무 부족해 NLD 의원들이 영향력을 미칠 수 있을지는 회의적인 전망이 많다. 군부와 여당 통합단결발전당(USDP)은 2010년 실시된 총선에서 전체 의석의 약 76%를 차지했다. 반면 NLD는 상ㆍ하원 총 664개의 의석 중 43석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민주화를 위한 개혁이 잘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수치는 2일 의회에서 “정치는 잃는 게 있으면 얻는 것도 있다. 우리는 국민의 열망에 힘입어 끝까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개혁의지를 내비쳤다. AP통신은 “수치와 NLD의 등원이 2015년 총선의 포석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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