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신촌 대학가 한복판의 공원에서 남자 대학생이 흉기에 난자 당해 숨진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은 용의자로 추정되는 10대 남녀 2명을 붙잡아 조사 중이다.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지난달 30일 오후 8시47분쯤 서대문구 창천동 한 공원에서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된 강원도 소재 모 대학 2학년생 김모(20)씨 살해 사건의 용의자로 이모(16)군과 홍모(15)양을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1일 밝혔다. 이 공원은 지하철 2호선 신촌역과 이화여대역 사이 유흥가 주변에 있다.
경찰에 따르면 당시 공원을 산책하고 있던 한 주민이 땅바닥에 사람이 쓰러져 있고 그 옆에 남자 2명이 서 있다가 갑자기 사라진 점 등을 수상히 여겨 112에 신고했다. 김씨는 주민이 신고한 지점에서 3~4m 떨어진 풀숲에서 발견됐다. 경찰은 범인들이 김씨의 시신을 감추기 위해 옮겨놓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의 온 몸에 흉기로 10여 군데 찔린 자국이 있고, 인근 건물 CCTV에 김씨가 용의자로 보이는 남자 2명을 따라가는 장면이 찍혔다"며 "우발적 범행이 아닌 원한에 의한 타살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경찰 조사결과 김씨는 지난달 27일 오후 3시쯤 서울 흑석동의 집에 왔다가 30일 오후 3시쯤 '학교에 가겠다'며 집을 나가 돌아오지 않았다. 김씨는 휴대전화, 노트북, 캠코더 등을 들고 나갔으나 현장에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1일 저녁 서대문구 대신동 찜질방에서 이군과 홍양을 붙잡았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가 활동한 게임 관련 인터넷 카페에서 이들과 알게 돼 서로 '만난다'는 얘기가 오간 통신 내역 등을 확인해 용의자를 특정했다"고 말했다. 이군은 범행을 일부 시인했으며 홍양은 부인하고 있으나, 홍양도 CCTV에 찍힌 것이 추가 확인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다른 용의자인 남자 1명도 추적하고 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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