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은 1일 국회 당 대표실에서 열린 좋은일자리본부 1차회의에 환한 표정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해찬(당 대표)-박지원(원내대표) 역할분담론'과 관련한 질문에는 굳게 입을 닫았다. 이날 오후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3주기 추모 전시회 개관식에 참석해서도 쇄도하는 취재진의 질문에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문 고문이 '이-박 역할분담론'의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이해찬 전 총리와 박지원 최고위원의 합의를 두고 당내에서 '담합'이라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문 고문도 합의에 힘을 실어준 인사로 지목됐기 때문이다. 문 고문은 "박 최고위원을 만나 계파간 화합이 필요하다는 말을 했을 뿐"이라고 해명했지만 비판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특히 역할분담이 이 전 총리와 박 최고위원에 그치지 않고 '문재인 대선후보'까지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문 고문은 더욱 곤혹스런 입장이 됐다.
문 고문이 27일 트위터를 통해 "이해찬 박지원 두 분의 합의, 이상적이라 생각하지 않습니다"며 한 발 물러섰지만 당 안팎의 시선은 여전히 곱지 않다. 김영환 의원은 이날 역할분담론을 야합으로 규정하며 "만약 친노는 노무현 정신을 버리고 민주계는 자존심을 버린 채 박-이-문 라인업을 현실화시킨다면 고 노무현 대통령이 그토록 극복하려 했던 지역주의를 민주당 내에 고착시키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친노와 반노가 또다시 민주진보세력 집권을 망치려 하고 있다"며 "야합이 철회되지 않는 한 12월 대선 승리는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런 가운데 한 주간지가 "문 고문이 총선 이후 가족들과 만난 자리에서 대선 불출마를 거론했다"는 내용으로 불출마설을 보도하면서 문 고문의 고민이 깊어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문 고문 측은 "사실무근이다. 며칠 내로 여의도에 사무실을 내기 위한 계약 준비까지 하고 있다"며 불출마설을 일축했다.
김정곤기자 jk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