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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토류 탈중국' 日 잰걸음, 韓 제자리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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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토류 탈중국' 日 잰걸음, 韓 제자리걸음

입력
2012.05.01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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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완과 일본 오키나와 사이에 있는 5개 섬으로 이뤄진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는 중국과 일본의 오래된 영토분쟁지역. 1895년 청일전쟁 이후 일본이 실효지배를 하고 있지만 어부들의 조업문제로 양국간 갈등은 끊이질 않았다.

지난 2010년9월 조업 중이던 중국 어선이 일본 순시선을 들이받는 사건이 발생했고 일본측은 중국선장을 구속했다. 중국은 일본을 비난하며 선장의 석방을 요구하다 일본이 받아들이지 않자 희귀광물인 희토류 수출중단 카드를 뽑았다. 이 하나의 조치에 일본은 백기를 들고, 결국 선장을 석방하고 말았다.

이후 일본은 희토류 수입에 대한 중국의존을 벗어나기 위해 경제ㆍ외교력을 총동원했다. 그리고 마침내 '희토류 탈(脫)중국'의 결실을 내고 있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1일 인도를 방문 중인 에다노 유키오(枝野幸男) 경제산업상이 인도 정부와 희토류 공급에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일본의 도요타통상은 인도 원자력청측과 희토류 생산공장을 6월 중 완공하고 8월부터 생산을 개시하기로 했는데, 이 경우 일본은 연간 소비량의 14%인 약 4,000톤을 인도로부터 확보하게 된다.

이 공장에서 생산될 희토류는 하이브리드차의 모터 전극에 쓰이는 네오듐, 자동차 엔진 배기가스의 촉매로 사용되는 세륨 등이다. 인도의 희토류 매장량은 세계 5위인 110만톤이다.

에다노 경제산업상은 이어 카자흐스탄을 공식 방문, 희토류인 디스프로슘 공동개발에 합의할 예정이다. 일본은 현재 연간 500톤의 디스프로슘(고성능 자석제조용)을 사용하고 있으며, 카자흐스탄으로부터 이의 10% 이상을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일본은 앞서 소재기업인 신에츠화학이 베트남 북부 하이퐁에 연산 1,000톤 규모의 희토류 공장을 건설해 내년 2월부터 가동에 들어간다.

희토류는 프라세오디뮴, 세륨, 란탄, 네오디뮴, 사마륨, 가돌리늄 등을 총칭하는 희귀광물자원. TV, 휴대전화 등 전자제품을 비롯해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까지, 통신 항공 자동차 의료 방위산업 등 거의 모든 산업분야에 없어서는 안 될 핵심소재다. 그래서 '첨단산업의 비타민'으로도 불린다.

문제는 중국이 전 세계 희토류의 약 97%를 사실상 독점공급하고 있다는 점. 일본 역시 희토류의 90%이상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어, 중국이 수출을 중단한다면 사실상 첨단산업 자체가 마비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2010년 센카쿠열도의 굴욕도 그래서 생긴 것이다.

우리나라의 첨단산업 역시 희토류 중국의존도는 절대적인 상황. 하지만 일본이 발 빠르게 희토류 수입다변화의 가시적 성과를 내는 것에 비해, 우리나라의 대응은 더디기만 하다. 비축물량을 늘리고는 있지만 이 역시 중국으로부터 수입한 것이고,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부터 수입계약을 맺었지만 실제 도입은 2015년 이후에나 가능하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중국어선 불법조업 등으로 양국간 갈등이 커지는 상황에서 만약 중국이 희토류 무기화에 나선다면 우리나라는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보다 적극적으로 수입선 다변화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종한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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