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현주, 사람에게 제일 중요한 것이 남을 진심으로 아낌없이 사랑하는 것과 자기를 버리고 다시 채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유행가마다 사랑을 떠들지만 실제 사랑을 실천하기란 죽기보다 힘들단다.'(김종학 화백이 딸에게 보낸 편지에서)
30여 년간 설악산에 살며 사계절의 풍광을 담아온 '설악산 화가' 김종학(75) 화백의 애틋한 자녀 사랑과 삶에 대한 진지한 사유가 담긴 편지 글이 전시장으로 나왔다. 소담스런 수채 꽃 그림을 그려 넣은 편지 40여통과 미공개 드로잉 20여점, 그리고 유화 소품과 그의 유일한 취미였던 조선 목가구 컬렉션 등을 선보인 전시 '김종학의 다정(多情)'이 27일까지 서울 사간동 갤러리 현대 본관과 두가헌 갤러리에서 열린다. 슬하에 1남 1녀를 둔 그의 주요 일과 중 하나는 떨어져 지낸 자녀에게 편지를 쓰는 일이었다고. 예술가로서의 번뇌와 자녀에게 칭찬과 조언을 아끼지 않는 따스한 글들을 통해 우리 가족을 돌아볼 수 있는 전시다. (02) 2287-3591
'가족 이야기' 연작을 그려온 화가 임만혁(42)씨 개인전에서는 불안한 눈빛, 경직된 몸짓, 만화적인 필치에서 유머와 페이소스가 동시에 묻어나는 현대 가족의 초상을 만날 수 있다. 곡선보다는 날카로운 직선으로 아빠, 엄마, 아들, 딸 등 가족 구성원을 그리는 임씨는 가정 안에서 줄어든 아버지의 역할, 대가족의 붕괴, 여성 상위의 가정 등을 묘사한다. 목탄 데생 위에 맑은 분채로 색감을 표현해 급격한 변화 속에서도 가정의 화합을 위해 애쓰는 가족 구성원의 노력과 따스한 애정이 느껴지게 했다. 3일부터 23일까지 서울 명륜4가 아트포럼뉴게이트. (02)517-9013
소소한 일상을 배경으로 평범한 인물들을 둥글둥글하고 사랑스럽게 묘사하는 스페인 화가 에바 알머슨(43)의 한국 전시도 자녀들과 함께 보기에 좋다. 화가의 분신인 단발머리 소녀는 가족, 반려동물과 함께 행복하고 충만한 표정을 짓고 있다. 아이들의 눈길도 사로잡는 아기자기한 화풍은 자연스럽게 가족과 공유하는 일상을 새롭게 발견하게 한다. 유화, 판화, 드로잉 등 50여점이 출품됐다. 서울 신사동 호림아트센터 1층(16일까지)과 롯데갤러리 청량리점(19일~6월 12일)에서 열린다. (02)2075-4434
취학 전 자녀가 있다면, 명작 그림책 <배고픈 애벌레> 의 작가 에릭 칼(83)의 원화 전시도 놓칠 수 없다. 애벌레가 매일 다른 음식을 먹으면서 아름다운 나비로 성장한다는 스토리의 <배고픈 애벌레> 뿐 아니라 상상 속 동물이 등장하는 최근작 <파란 말을 그린 작가> 에 이르기까지 에릭 칼이 45년간 작업한 동화책 원화가 한국에서 처음 전시된다. 파란> 배고픈> 배고픈>
'녹색의 숲', '푸른 바다', '까만 밤', '에릭 칼 라이브러리', '에릭 칼 시네마' 등으로 구성된 전시장에서 아이들은 뛰어 놀며 그림책 속 다양한 캐릭터와 만날 수 있다. 9월 2일까지 성남아트센터 큐브미술관. 02)737-7090
이인선기자 kell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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