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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장비운전 여성 1호… "동료 덕에 힘든 것 버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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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장비운전 여성 1호… "동료 덕에 힘든 것 버텨"

입력
2012.04.30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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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표를 써서 다닌 날도 많았는데 힘들게 버틴 보람이 있는 것 같아요.”

김양님(50) 한국공항 장비운전 반장은 올해 근로자의 날(5월1일)을 맞아 30일 정부 철탑산업훈장을 받았다. 인천공항에서 화물을 이륙 전 비행기로 운반하는 일을 하는 김 반장은 국내 항공운수 유지서비스 분야 최초의 여성 장비 운전사다. 5년 전 처음 운전대를 잡은 후 사고 한 번 낸 적 없이 베테랑 운전사로 꼽히고 있지만, 사실 15년 넘게 재봉틀만 잡아 온 재봉사 출신이다.

그는 1984년 지인의 소개를 받아 기능직 재봉사로 처음 한국공항에 입사해 직원 유니폼과 항공기 시트 등을 만들었다. 회사의 경영 상황에 따라 기능직 부문이 외주화되면서 명예퇴직 했다가 다시 계약직으로 입사하는 등 몇 차례 부침을 겪었지만 15년 넘게 재봉사로 일해왔다. 하지만 2000년 회사가 경영위기를 맞으며 구조조정을 단행했고, 김 반장은 그 때부터 기내 청소 업무를 맡았다. 그런데 2007년 다시 한번 구조조정 칼바람이 불면서 여직원 수가 계속 줄었고 사내에는 “운전을 하면 살아남을 수 있다”는 얘기가 돌았다. 그는 장비 운전면허를 따 열심히 연습했고 함께 응시한 여성 10명 중 유일하게 테스트를 통과, 장비 운전사로 새 직업인생을 시작했다. 김 반장은 “장비 운전은 일반 승용차와 거의 반대라고 할 만큼 너무 힘들어서 처음에는 매일 울기도 했다”며 “동료들이 많이 도와줘서 버틸 수 있었는데 산업훈장까지 받게 돼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산업훈장 수상자 중에는 고졸 학력을 실력으로 극복한 이들도 적지 않았다. 석탑산업훈장을 받은 한미약품 김철경(50) 부장은 고졸 사원으로 이 회사에 입사, 연구직 최고 직급인 수석연구원까지 올랐다. 공업고에서 화학을 전공한 그는 고교 졸업 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기능원 위촉직으로 2년간 근무하다 군대에 다녀온 뒤인 1988년 한미약품에 입사했다. 입사후에도 한국방송통신대에서 계속 공부를 해 2009년에는 한미약품 연구센터 분석팀장으로 승진했다. 그가 이끄는 연구팀은 2009년 특허기술상 충무공상(특허청), 지난해 IR52 장영실상(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 등을 받는 데도 기여했다.

이 밖에 이날 권숙광 경창공업 직장장이 금탑산업훈장을 받는 등 39명의 노동자가 정부 훈ㆍ포장을 받았다.

남보라기자 rarar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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