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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켓 퀸 정선민 은퇴 회견/ "나의 농구인생, 100점 만점에 120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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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켓 퀸 정선민 은퇴 회견/ "나의 농구인생, 100점 만점에 120점"

입력
2012.04.30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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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농구 인생을 점수로 평가하자면요? 120점을 주고 싶네요."

정선민(38)은 떠나는 순간까지 '바스켓 퀸' 다웠다. 자부심이 대단했다. 스스로 후한 점수를 줬다. 정선민은 30일 은퇴 기자회견을 끝으로 29년 동안 잡았던 농구공을 내려놓았다.

정선민은 이날 서울 등촌동 한국여자농구연맹(WKBL) 사옥에서 "선수 생활이 너무 행복했다. 젊음을 농구에 다 바쳤지만 후회는 없다"며 "시작은 미미했지만 마지막은 창대했다. 영광스럽게 코트를 떠날 수 있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농구를 잘 해서 기자회견 자리도 최초로 마련됐다. 농구장을 떠나서도 영원히 내세울 수 있는 부분이다. 이런 점에서 100점을 넘어 120점을 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정선민의 경력은 화려하다. 통산 9번의 우승을 경험했고, 2000년 시드니 올림픽 4강을 일궈냈다. 2003년에는 한국인 최초로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시애틀 스톰에 진출했다. 비록 많은 경기에 뛰지 못했지만 소득도 많았다. "시애틀 지역 언론과 한인회에서 많은 관심을 가져줬다. 미국에서 선수들과 부딪히고, 훈련하며 공부가 됐다. 돈 주고도 할 수 없는 경험"이라고 설명했다.

정선민은 동갑내기 추승균(KCC)의 은퇴를 지켜본 뒤 선수 생활의 마무리가 중요하다고 느꼈다. 정선민은 "(추)승균이는 성실하고 묵묵히 자기 역할을 잘해준다. 6강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해 당황스러울 수 있지만 옳은 결정이었다. 항상 최고일 수 없고, 늘 잘 할 수 없다. 좋은 모습을 남기고 떠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또 은퇴 기로에 놓인 서장훈에 대해서는 "욕심 안 부렸으면 좋겠다. 좀 더 냉정해져야 한다. 지금 생각해 보니 승균이와 나 그리고 장훈이 등 74년생 동기들이 한국 농구에 큰 획을 그었다"고 돌이켜봤다.

정선민은 당분간 아무 생각 없이 쉬고 싶은 생각뿐이다. 그 동안 여자로서 누리지 못한 삶을 즐길 계획이다. 남자 친구와 함께 데이트도 하고, 가족과 여행도 다녀오겠다고 했다. 그는 "국민은행에서 물심양면으로 많이 도와줬다. 마지막 소속 팀인 만큼 은퇴 후에도 내가 도움이 된다면 최대한 협조하겠다. 아직 우승을 한 번도 하지 못했는데 언젠가 할 것이라고 믿는다. 이제 선수가 아닌 다른 일로서 팬들을 찾아 뵙겠다. 평생 농구를 사랑하겠다"고 말하며 눈물을 보였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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