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 탁구의 달인' 김경아(35ㆍ대한항공)의 부활이 올림픽 메달 전선에 청신호를 밝히고 있다.
세계 랭킹 15위 김경아는 30일(한국시간) 산티아고 데 칠레에서 열린 2012 국제탁구연맹(ITTF) 월드투어 칠레오픈 여자 단식 결승에서 리쟈웨이(14위ㆍ싱가포르)를 4-0(11-4 11-9 15-13 11-6)으로 완파했다. 이로써 김경아는 지난주 스페인 오픈에 이어 2개 대회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스페인 오픈에서는 단식과 복식 2관왕에 올랐다.
여자탁구 역사상 오픈 대회 단식에서 2개 대회 연속으로 우승한 전례가 없다. 비록 세계 최강 중국이 출전하지 않은 대회지만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올림픽의 해에 여자탁구 에이스인 김경아의 부활은 고무적이다. 단체전과 단식 모두에서 한국의 메달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한국은 4월 세계 랭킹을 따지면 단체전 5번 시드다. 5~8위는 뽑기로 조를 정하기 때문에 중국과 8강에서 만날 확률이 무려 50%에 달한다. 하지만 4번 시드를 받으면 얘기가 달라진다. 4번 시드를 받으면 8강까지 중국을 피할 수 있게 돼 메달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진다. 중국과 싱가포르, 일본, 홍콩이 1~4위를 지키고 있다. 한국과 홍콩의 포인트 차가 얼마 되지 않기 때문에 올림픽 때까지 충분히 순위를 뒤집을 수 있다. 이미 김경아의 2개 대회 연속 우승으로 홍콩과의 격차를 더욱 좁혔다. 한국은 오는 16일부터 차례로 열리는 코리아 오픈과 중국, 일본, 브라질 오픈에서 막판 역전극을 노릴 수 있게 됐다.
김경아의 부활로 단체전뿐 아니라 단식에서도 메달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김경아는 이번 대회에서 후쿠아라 아이(10위ㆍ일본)와 리쟈웨이 등 자신보다 상위 랭커들을 물리쳐 많은 포인트를 획득했다. 이로 인해 5월 랭킹이 15위에서 10위권으로 진입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15위 김경아(2,566점)와 10위 아이(2,664점)의 포인트 차는 98점에 불과하다. 단식에서도 메달을 노리는 김경아는 7위 안에만 진입하면 톱 시드(1~4번)를 받을 수 있게 된다. 현재 중국 선수 5명이 상위권에 포진돼 있기 때문에 7위 안에만 들면 톱 시드를 획득한다.
대한탁구협회도 김경아의 부활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30일 2012 KRA컵 SBS탁구 챔피언전이 열리고 있는 충북 단양군 문화체육센터에서 만난 현정화 협회 전무는 "탁구는 분위기와 기세가 중요한 종목이다. 올림픽의 해에 상승세를 타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지금 같은 추세라면 (김)경아의 올림픽 메달 가능성은 높다"라고 설명했다. 에이스 김경아의 부활은 올림픽에 출전하는 박미영(28위ㆍ삼성생명)과 석하정(21위ㆍ대한항공)에게도 연쇄 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한국 여자탁구는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김경아, 박미영, 당예서(대한항공)가 출전해 단체전 동메달을 따냈다.
단양=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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