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3만점 대 47만점.’
미국과 한국의 광우병 예찰(豫察ㆍ고위험군 소를 대상으로 광우병 검사를 실시하는 체계) 점수다. 이번에 광우병 젖소가 발견된 미국이 전체 도축 소의 0.1%인 4만마리에 대해서만 광우병 검사를 시행한다고 해서 논란이 있었다. 하지만 미국의 광우병 예찰 실적은 우리나라의 13.5배에 달한다.
국제수역사무국(OIE) 기준에 따르면 광우병 유사 임상증상을 보이는 소에 대한 검사는 750점, 긴급 도축 소는 1.6점, 폐사한 소는 0.9점, 정상 소는 0.2점을 부여한다. OIE가 이처럼 점수를 차등 부여하는 이유는 단순히 마리 수를 늘리는 검사실적보다는 광우병에 걸릴 확률이 높은 고위험군의 소를 검사해 효과적인 예찰 체계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고위험군 소는 광우병 유사 임상증상을 보이거나 일어서지 못하는 경우 등이다.
광우병위험통제국 지위를 얻으려면 7년간 예찰 점수가 30만점이 돼야 한다. 미국은 2006년 9월에서 올해 4월까지 6년 동안 광우병 고위험군 소 25만마리를 검사해 633만5,000점을 획득했다. OIE 기준의 20배를 초과한 것이다. 반면 같은 기간 우리나라는 47만점을 얻는 데 그쳤고, 식품위생 선진국인 일본은 732만점을 획득했다.
전문가들은 광우병을 비롯한 인수(人獸)공통 전염병에 대한 예찰과 연구수준을 높여야 축산물 수입 협상 때 우리 협상력을 강화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는 “우리나라의 광우병 연구 수준이 많이 높아졌지만 미국이나 유럽연합(EU) 등에 비하면 뒤쳐진다”며 “예찰 체계와 연구 수준을 높여 외국과의 쇠고기 협상 때 상대방을 압박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주문했다.
배성재기자 pass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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