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덕 서울경찰청장이 최근 사의를 표명한 모강인 해양경찰청장 후임으로 청와대에 의해 내정된 것으로 29일 알려졌다. 이에 따라 후속 경찰 수뇌부 인사 폭이 커질 전망이다. 특히 서울경찰청장이 누가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정권 말기 치안 안정을 위한 대구경북 출신 기용설 등의 관측이 나오고 있다.
30일 퇴임하는 조현오 경찰청장의 후임으로는 당초 이강덕 청장이 가장 유력하게 꼽혔다. 하지만 그는 민간인 불법사찰 당시인 2008년 청와대 공직기강팀장으로 있었던 경력과 경북 영일 출신의 '영포 라인'으로 분류되는 바람에 오히려 발목을 잡혔고, 차기 경찰청장에는 김기용 경찰청 차장이 내정돼 청문회를 앞둔 상태다.
해양경찰청장은 경찰청장과 같은 차관급이기 때문에 영전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이강덕 청장 본인으로서는 결국 정치적 고려 때문에 고배를 마신 셈으로 아쉬울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하지만 강희락 전 경찰청장이 2009년 해양경찰청장을 거쳐 경찰청장에 오른 전례도 있어, 경찰 내부에서는 이 청장의 '차후 복귀' 가능성을 점치는 이야기도 나온다.
경찰의 수장인 경찰청장(치안총감) 바로 아래 직급인 치안정감은 경찰청 차장, 경찰대학장, 서울ㆍ경기ㆍ부산경찰청장 등 모두 5자리가 있다. 이 가운데 김기용 경찰청 차장에 이어 이강덕 청장 교체가 결정됐고, 수원 20대 여성 살인사건 부실대응 책임을 지고 사표를 냈던 서천호 경기경찰청장도 물러날 가능성이 있다. 치안정감 3자리가 비게 되는 셈이다.
전국 치안 수요의 3분의 1을 맡고 있고 차기 경찰청장 후보 1순위 자리로 꼽히는 서울경찰청장 자리에는 현재 치안정감의 수평이동보다는 승진 발탁이 유력해 보인다. 강경량 경찰대학장의 경우 호남(전남 장흥) 출신이라는 점이, 이성한 부산경찰청장은 지난달 2일 취임해 임기가 채 두 달도 지나지 않았다는 점이 걸림돌로 거론된다. 국회 행정안전위 관계자는 "일부 후보는 지역 문제가 걸림돌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기수 안배 필요성도 거론된다"며 "대구경북 출신인 이만희(경북 영천ㆍ경찰대 2기) 경북경찰청장과 김용판(대구ㆍ행시 30회) 경찰청 보안국장 등이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치안감 승진 연도 등을 감안할 때 김정석(경남 고성ㆍ사법고시 30회) 경찰청 기획조정관, 황성찬(경남 마산ㆍ경찰대1기) 경남경찰청장, 이상원(충북 보은ㆍ간부후보 30기) 대전경찰청장 등도 치안정감 승진 후보로 거명되고 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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