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축정책의 역풍이 서유럽에 이어 동유럽도 강타했다.
미하이 라즈반 운구레아누 총리가 이끄는 루마니아 내각이 27일 실시된 불신임투표에서 패해 총사퇴했다. 지난주 네덜란드에서도 긴축재정을 추진해온 마르크 뤼테 총리가 1년 반 만에 사임하는 등 유럽 전역에서 긴축정책 반대에 따른 정권 교체가 이어지고 있다.
트라이안 바세스쿠 루마니아 대통령은 11월 총선 전까지 정부를 이끌어갈 새 총리에 야당 지도자 빅토르 폰타를 지명하고 내각을 구성해 의회 승인을 받을 것을 요청했다.
유럽연합에서 두번째로 가난한 루마니아는 2009년 판매세를 24%로 인상하고 공공부문 임금을 25% 삭감하는 등 긴축정책을 도입하는 조건으로 국제통화기금과 세계은행으로부터 200억유로의 구제금융을 받았다. 하지만 이로 인해 생활고에 시달리게 된 주민들은 올해 초부터 정부에 긴축정책을 포기할 것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고 내각 사퇴를 주장해왔다.
같은 날 체코에서도 정부의 긴축정책에 항의하는 의회의 내각 불신임투표가 진행됐다. 페트르 네카스 총리는 105표의 지지(반대 93표)를 얻어 가까스로 자리를 지켰지만 최근 여론조사에서 정부 지지율이 16%로 역대 최저를 기록한데다 야당의 조기총선 요구가 거세 향후 국정운영이 상당한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체코는 판매세 인상과 연금 축소, 고소득자 소득세 7% 추가 인상 등 고강도 긴축정책을 펴왔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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