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시티 개발사업 인허가 청탁과 관련해 거액을 받은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이 청구된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30일 열린다. 검찰은 "충분히 범죄 혐의 입증이 가능하다"고 자신하고 있지만, 치열한 공방이 예상되는 만큼 의외의 결과가 나올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에는 최 전 위원장이 파이시티 이정배 전 대표로부터 2007~2008년 13차례에 걸쳐 8억원가량을 받은 것으로 돼 있다. 검찰은 이 전 대표와 중간에서 돈을 전달한 브로커 이동율씨로부터 돈의 목적지가 최 전 위원장이었다는 진술을 받아냈고, 수사 초기 브로커 이씨의 사무실 압수수색에서 이씨와 최 전 위원장이 만난 사실을 보여주는 운전기사 최모씨의 운행일지를 확보해 혐의 입증은 어렵지 않다는 입장이다. 특히 최 전 위원장이 "이 전 대표로부터 돈을 받은 것은 사실"이라고 금품수수 사실을 일정 부분 시인한 것도 검찰이 영장 발부를 자신하는 배경 중 하나다. 검찰 관계자는 "범죄의 중대성에 비춰 볼 때 중형 선고가 예상되며, 최 전 위원장이 언론을 통해 말을 바꾸는 부분은 증거인멸 우려로 해석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검찰은 "돈은 받았지만 그 시기는 2007년 초까지였다"는 최 전 위원장의 주장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의 공소시효는 5년이다. 최 전 위원장의 주장이 받아들여진다면 공소기각 사유에 해당돼 당연히 법원에서도 영장이 기각된다. 대검 중수부 관계자는 "최 전 위원장은 공소시효 부분을 집중적으로 강조, 방어권 보장 측면에서 영장을 기각해 달라고 주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검찰도 이에 대비해 다각도로 법리 검토와 분석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최 전 위원장이 다음달 14일 심장혈관수술을 받기로 한 점도 검찰로서는 부담이다. 검찰은 구속 결정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관련 전문의 자문을 받는 등 조심스럽게 대비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사안을 볼 때 일단 구속은 분명한데, 수술 문제와 관련해 사후 구속집행정지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브로커 이씨의 운전기사 최씨가 찍은 돈다발 사진도 당초 최 전 위원장의 혐의를 입증할 유력한 증거로 꼽혔으나, 정작 사진의 촬영 시점을 특정할 수 없는 상태인 알려졌다. 이 사진이 증거능력을 인정받지 못하면 돈을 받은 시점을 놓고 검찰과 최 전 위원장 측의 치열한 공방이 불가피하다. 법원의 한 관계자는 "양측이 팽팽하게 맞서는 경우 의외로 작은 부분에서 결과가 바뀔 가능성이 있어 섣불리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최 전 위원장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 여부는 30일 밤 늦게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남상욱기자 thot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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