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우리시오 몰리나(32ㆍ서울)가 또 다시 강원을 울렸다.
몰리나는 ‘강원 킬러’다. 지난해 8월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강원과의 정규리그 경기(6-3)에서 골과 해트트릭 도움을 동시에 달성하는 프로축구 사상 초유의 대기록을 세워 화제가 됐다.
8개월 만에 재격돌에서 몰리나는 강원의 가슴에 다시 한번 비수를 꽂았다. 29일 강릉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현대 오일뱅크 K리그 2012 10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몰리나는 1골 1도움을 올리며 팀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강원으로서는 두고두고 아쉬울 한판이었다. 특히 후반전 경기 내용을 고려할 때 더욱 그렇다. 후반 45분 동안 거의 일방적인 공세를 펼치고도 1골 밖에 뽑지 못했다. 골대를 두 번이나 때렸고 골키퍼와 일대 일로 맞선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 강원으로서는 내용에서 이기고 결과에서 진 경기였다. 그 중심에는 지난 시즌 강원에 수모를 안겼던 몰리나가 있었다.
몰리나는 전반 28분 선제골을 터트렸다. 고요한이 페널티 지역 오른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오른발 논스톱 슛으로 마무리, 시즌 6호 골을 터트리고 포효했다.
강원은 후반 들어 대대적인 반격을 펼쳤다. 서울은 후반 시작부터 종료까지 진땀을 흘렸다. 강원 선수 전원은 믿어지지 않을 정도의 체력으로 그라운드를 질주하며 서울을 코너로 몰아 넣었다. 그러나 마무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 후반 5분 골키퍼와 마주한 절호의 찬스에서 날린 김은중의 슈팅을 김용대가 반사적으로 막아냈다. 후반 10분에는 백종환의 왼발 슛이 크로스바를 때렸다.
강원은 후반 24분 문전 혼전 중 배효성의 골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고, 이후에도 맹공을 폈지만 운이 따르지 않았다. 후반 추가 시간 정성민의 회심의 오른발 슛이 크로스바를 강타했다. 무승부로 끝나는가 싶던 순간 몰리나의 승부욕이 서울에 천금의 승리를 안겼다. 강원 수비 진영으로 흐른 볼을 박우현이 걷어낸다는 것이 달려들던 몰리나의 몸에 맞고 굴절됐다. 몰리나는 페널티 지역 왼쪽에서 이를 낚아채 반대편으로 연결했고, 데얀이 쇄도하며 마무리했다. 서울은 이날 승리로 올 시즌 원정 경기 무승 징크스를 깨뜨리며 5승 4무 1패(승점 19)를 기록했다.
한편 28일 경기에서 수원은 에벨톤C의 1골 1도움 활약으로 성남에 2-1로 역전승, 7승 2무 1패(승점 23)로 선두를 지켰다. 울산은 마라냥의 2골에 힘입어 대전을 2-0으로 물리치고 6경기 연속 무패 행진(3승 3무)을 이어갔다. 마라냥은 3경기 연속 교체 투입돼 득점포를 가동하며 ‘슈퍼 서브’(후반전에 투입돼 경기 흐름을 바꾸는 선수)의 진면모를 보이고 있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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